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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Dec 17. 2024

파레토 법칙

세상에는 재밌는게 너무 많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딱 세가지다.


사람, 투자, 글쓰기.


이 세가지는 하나만 뚝 떼다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돼 있다. 많은 질문과 학습을 통해서 성장이 이뤄지는 분야다. 누가 가르쳐줘서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구르고 깨져가면서 통달해 나가야만 한다. 그래서 사람, 투자, 글쓰기에는 족집게 일타강사가 없다.


결혼 전에는, 또 출산 전에는 재밌는 걸 하다 밤을 새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한 투자 영상을 보고 계속 타고 타고 들어가 이 근원에는 뭐가 있지를 계속 연구 해 본다던가, 어떤 인물에 꽂히면 그 사람의 일대기를 전부 조사해 보는 것이다.


최근에도 밤새서 일을 하다 졸도 직전까지 갔었다. 남편이 쓰러진 나를 일으켜 눕혀줬다. 건강이 많이 상하니 그렇게 안하려고 일부러 억제하는 중이다. 누워 쉬면서도 머릿속은 계속 생각 뿐이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 그럴 땐 그냥 쉬어야 한다. 한번 상한 시신경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근데 진짜 재밌어서 이렇게 산다그러면 다들 거짓말 하는 줄 알더라. 억울햇...




요새 피터 틸이라는 사람을 계속 파고 있다. 철학 전공자이고, 로스쿨 나왔다. 그런데 실리콘밸리로 향해 페이팔을 창업했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링크드인, 옐프, 유튜브 등 이젠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초창기 투자를 도왔다. 마크 저커버크, 일론 머스크, 카림 라시드 등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이 똘똘 뭉친 집단을 '페이팔 마피아'라 부르고, 이 집단을 만든 자가 바로 피터 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B_9CZ2OEbw


피터 틸은 함께 일할 사람을 뽑을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한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에게 동의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가 말하는 좋은 대답은 다음과 같은 형식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X라고 믿지만, 진실은 정반대예요."


여기에 좋은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건 그만큼 그 사람이 미래를 잘 들여다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진보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효과가 입증된 것을 카피하는 것이다.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것을 뜻한다. 두번째는 0에서 1로 진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개의 타자기를 보고 워드프로세서를 만드는 것. 그런 것이 수직적 진보다. 졸업생 사진첩을 보고 페이스북을 만드는 것. 0에서 1로의 진보를 뜻한다.


피터 틸은 미래를 평화롭고 번창한 시대로 만드는 방법은 '새로운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은 대개 새로운 벤처기업들 - 스타트업 - 에서 나온다.


외톨이형 천재는 예술이나 문학의 고전을 남길지는 몰라도 산업 하나를 통째로 일굴 수는 없다. 신생기업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다만 그 규모는 실제로 뭔가를 할 수 있을 만큼 작게 유지되어야 한다.

- 피터 틸 <제로 투 원>


피터 틸은 90년대 닷컴버블에서도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는 닷컴 붕괴 사태에서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이 4가지의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1. 점진적 발전을 이뤄라

2. 가벼운 몸집에 유연한 조직을 유지하라

3. 경쟁자보다 조금 더 잘하라

4. 판매가 아니라 제품에 초점을 맞춰라


<->


피터 틸은 위의 교훈은 이제 스타트업 씬에서 절대 원칙으로 자리 잡았는데, 그는 언급한 원칙들보다 정반대 원칙이 오히려 옳을 것이라고 말한다.


1.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것보다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

2.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단 낫다.

3. 경쟁이 심한 시장은 이윤을 파괴한다.

4. 판매 역시 제품만큼 중요하다.


피터 틸은 2000년 3월의 시장 고점은 분명 무모함이 정점에 달한 시기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시기가 현실을 가장 똑바로 바라봤던 때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먼 미래를 내다봤고, 그 미래에 안착하려면 좋은 신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진정으로 남들과 다른 사람은 다수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 피터 틸, <제로 투 원>


독점기업이 되는 법 1 : 경쟁에서 벗어나기


그가 창업한 페이팔은 2002년 3월 초, 일론 머스크의 X닷컴과 50대50 합병을 성사시킨다. 이들은 팽창하고 있는 닷컴 버블을 확실히 인지했고, 두려움을 느꼈다. 금융계에 타격이 생겨 둘 다 망하기 전에 싸움을 끝낸 셈이다. 경쟁하던 두 팀은 하나의 팀으로 합쳐져 닷컴 붕괴 사태를 이겨내고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내 훗날 ebay에 매각한다.


독점기업이 되는 법 2 : 미래까지 살아남기


트위터는 2013년 상장했다. 당시 트위터의 기업가치는 240억 달러였다. 뉴욕타임스의 시가총액보다 12배나 큰 금액이엇다. 2012년 트위터는 적자를 기록했고, 뉴욕타임스는 1억 3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도 말이다.


위대한 기업을 결정하는 것은 '미래에'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10년간 트위터가 독점 이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신문사들의 독점 시대는 이미 지났다.

- 피터 틸, <제로 투 원>


독점기업의 특징


1. 독자기술

2. 네트워크 효과

3. 규모의 경제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상대할 수 있는 고객의 수가 제한된다. 훌륭한 신생기업이라면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대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4. 브랜드 전략


거듭제곱법칙


돈이 돈을 낳는다. 명성은 명성을 낳고, 성공은 성공을 부른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뤄낸다.


피터 틸은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라는 벤처캐피털 회사를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파운더스펀드에서 가장 잘한 투자는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는, 페이스북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나머지 모든 투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2014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팔런티어에 대한 투자가 가장 수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벤처캐피털계의 가장 큰 비밀은, 성공한 펀드는 가장 잘한 투자가 나머지 모두를 합친 것과 같거나 그보다도 더 큰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 피터 틸, <제로 투 원>


피터 틸은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다각화된 위험 분산 전략에 적합한 회사인지' 같은 금융 질문을 하는 순간,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이라면 될 수 있는 한 적은 곳에 투자하려고 애쓴다. 반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인들이나 관행적 투자를 일삼는 금융권에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다각화된 투자가 힘의 원천인 것처럼 생각한다. 여기저기 작게 투자할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에 더 잘 대비한 것으로 여긴다.

- 피터 틸, <제로 투 원>


우리는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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