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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하 Norway Mar 02. 2023

새 학기는 다 그런 거지

얘들아, 안녕?

오늘 새 학기 개학이네. 
학교 잘 다녀왔어? 고생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은 어때?"

선생님은 어제 자다가 새벽 3시에 눈이 떠졌어. 김모군이 샘은 완전 딥슬립 중일 거라고 했지만 선생님은 안 자고 있었다는 사실!! 한국은 오전 11시였겠네.

왠지 모를 기운에 눈을 부릅뜨고 핸드폰을 봤는데 작년 우리 반 카톡방에 메시지가 주르륵….  너희가 주고받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봤지. 너희들의 카톡 대화를 보면서 선생님은 내심 좋았어. 첫날은 다들 어색하니까 “작년이 좋았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지만 작년을 좋게 기억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단다.


샘들도 개학 첫날은 학년부 교무실에서 “너무 낯설어요. 어떡하죠. 애들한테 할 말이 없어요.”라며 하소연을 해. 그리고 새 학기의 엄청난 업무 메시지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반에 대한 걱정은 일단 뒤로 미뤄놓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진짜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곧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과 익숙해져서 작년의 기억이 희미해지겠지만 선생님은 서운하지 않아. 너희가 새로운 반에서 잘 적응하는 게 너희를 맡았던 작년 담임 선생님한테는 큰 선물이거든!


"새 학년 첫날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니 좀 허무하지 않니?"


'그래 이제 시작이야! 열심히 해보자!'하고 학교를 갔는데 개학 첫날의 학교는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 돼서 당장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잖아. 그러다 보면 힘들게 마음먹은 공부에 대한 강한 의지도 눈 녹듯 스르르 사라져서 될 대로 되겠지 하면서 느슨해져 버리기 쉽지.


학기 초에는 교과 진도도 많이 안 나가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기니까 되도록이면 방학 때 다 하지 못했던 것 마무리하고, 학교 일과가 정상 괘도로 올라올 때까지 자신만의 계획에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선생님은 오늘부터 학교 밖 선생님이네. 샘도 나름 새학기 기분이라, 새 마음 새 뜻으로 일상을 시작해 보려고 해. 그래서 새벽 기상을 다시 시작했어. 시차 적응도 어느 정도 된 거 같고 말이야.


따뜻한 물을 마시고,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칭을 했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나니 하루를 보낼 에너지가 생긴 것 같아.


너희의 새 학기도, 선생님의 새로운 출발도. 서로 응원하자!


노르웨이에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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