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운영하시던 구내식당 근처에는 아주 큰 빵 공장이 있었다.
주로 공기가 조금 습하고 특히 아침이 서늘한 봄가을 아침 공기를 타고 날아들던 버터, 설탕, 밀가루, 계란의 복잡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신이 나는 메들리의 빵 냄새가 집에서는 맡을 수 없어 감히 즐거웠던 시절.
꿈이었나.
빵 공장을 닫을 오후 무렵에 공장 안에 있는 매점을 가면 오백 원, 삼백 원 하는 온 동네 슈퍼마켓에 다 들어 가 있던 빵들(단팥빵, 카스텔라빵, 크림빵 이런 것들)을 백 원 오십 원에 떨이로 팔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봉지 가득 빵을 채워 오셨고 목이 막히게 눈치 안 보고 먹던 빵들.
빵녀. 나.
그놈의 탄수화물.
ㅎㅎㅎㅎㅎ
나는 지금 빵 냄새, 갓 내린 커피 냄새가 나는 집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