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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지

비교는 타인이 아닌 한 달 전 나와 겨루어 보는 것.

by 딥그린


새로울 것 없는 말이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라고.


내가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지, 목표를 명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고.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하더라도 도달한 곳이 내가 목표로 했던 곳이 아니라면, 타협하고 그곳에 머무르던가 아니면 다시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다시 돌고 돌아 원하던 곳으로 이동해야 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결론을 내리려 초조해하지 말고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목표 지점을 잡고 움직이는 게 낫다고.


아이들을 보면서 요즘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다.


대입도, 고입도 아이들이 선택한 결과에 따라 (물론 아이가 선택한 곳에서 아이를 뽑아줘야 하는 것이지만)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저 성적에 맞춰서, 혹은 다들 좋다고 하는 곳이니까 별다른 고민 없이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장 코앞의 입시가 부담스럽고 주위의 시선과 다른 친구들의 입시 결과에 따라 압박감을 느끼더라도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겠지.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어느 곳에서 살고 싶은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지, 대학까지는 엄마 아빠와 살고 싶은지, 기숙사에서 살거나 독립을 해도 괜찮을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지....


전공에 따라 졸업 후의 삶이 꼭 결정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학에 입학한 후에 또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을 옮길 수 있더라도.


그렇더라도.


제 속도에 맞춰서 서두르지 말고, 등 떠밀리지 말고,


그렇게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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