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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사는 맛 30화

참나물비빔밥

by letitbe


나물반찬을 좋아하지만 은근히 번거롭다고 여겨지는 탓에 집에서 잘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참나물에 무침이 생각났다. 식당에서는 밑반찬으로 삶은 참나물무침이 주로 나오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은 참나물을 씻기만 해서 생으로 신선하게 고춧가루 팍팍 넣고 무친 참나물이다. 한국음식 양념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얄팍한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히 레시피를 보면서 무쳐보기로 했고 완성된 나물무침은 먹을 만했다. 매실액도 조금 넣으니 상큼하니 맛이 있었다.

이제 커다란 그릇에 밥과 나물을 넣고 들기름 넣고 프라이까지 하나 넣고 슥슥 비벼본다. 그렇게 비벼서 크게 한 입 먹으니 쌓인 스트레스마저도 해소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비빔밥을 먹으면 나는 좋다. 크게 한입 넣어서 마치 며칠 굶은 사람처럼 씩씩하게 먹으면 그냥 좋다.

오늘따라 참나물 비빔밥이 유독 맛깔나게 입에 붙는 것은 어제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아직 다 해결이 되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혼자 참는다고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비빔밥으로 슬기롭게 넘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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