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 눈 안 온다고 투덜거리며 입방정 떤 것을 나무라듯 지난 일주일 내내 폭설경보와 주의보가 번갈아가며 내려지더니 눈이 와도 너무 와버렸습니다.
공원의 작은 길은 흔적도 없고 제설차가 밀어놓은 길로만 다녀야 해서 학교 갈 때 공원 둘레를 빙 둘러 가야 합니다.
공원 언덕에서 눈썰매 타던 아기들도 언덕까지 올라갈 수가 없어서인지 모두 사라졌고 그 대신 공원 길에 스키를 타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제설차가 지나간 자리 양 옆으로는 2미터가 정도의 (내 키가 167cm인데 내 키보다 높으니까) 눈벽이 쌓여 버렸고 그러다 보니 교차로에서 드나드는 차들이 보이지 않아 운전자나 보행자나 다들 고개를 쭈욱~ 빼고 사방을 살펴야 합니다.
눈벽으로 구분된 인도는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오솔길 같은 눈길이 사람 발에 다져져 생겼습니다. 발 밑으로는 거의 30cm 정도의 눈이 다져져 있는 셈입니다.
바라보는 건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생활하기엔 너무 힘드네요.
살아가는 건 역시 보기보다 그리 녹녹지가 않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눈이 허벅지까지 쌓였는데 제설이 안되어 있어 도로 들고 들어왔네요.
쓰레기장 옆에 주차되어 있는 저 차는 며칠 저렇게 갇혀있어야 할 모양입니다.
삿포로의 친구들이 왜 눈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이제 눈 안 온다고 투덜대지 않을게요.
그래도 그렇지, 어째 적당히를 모르냐, 적당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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