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솔로.
예능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가 나는 솔로다. 가끔 순정만화 속의 주인공 같은 출연자가 나오면 나도 덩달아 설렌다. 가끔 토 나올 것 같은 출연자도 있다.(과거기수 중에서) 사람 사는 세상이니 다양한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이해한다. 커플로 잘 성사되어 결혼하고 애 낳고 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출연자들은 서로 경쟁해야 한다. 학교 다닐 때 경쟁했던 것도 모자라 연애까지 경쟁을 해야 한다니 한 편으론 안쓰럽다. 당사자들은 애가 타겠지만 시청자는 재밌다.
옥순
가장 무난하고 원만한 인성의 소유자다. 옥순과 결혼하면 이혼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영수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다. 허나 결혼, 결혼생활은 무난한 사람이 최고다. 개성이 강할수록 짝을 찾기 어렵다. 그 개성을 이해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적극적인 표현은 좋은데 적당히 밀땅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이 필요할 땐 기술을 써야 한다.
기술 없는 사랑이 고귀한 사랑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필요하면 뺑끼도 써야 한다. 순수함과 진정성만으로는 서바이벌 연애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애타고 불안하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공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을 때 공을 던져야 한다.
광수는 인제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99점을 주고 싶다. 낭만닥터 광수다. 광수도 캐릭터가 독특해서 케미가 맞는 사람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
영자는 어중간하게 이쁜 것이 흠이다. 특출 나거나 모자란 것보다 어중간한 것이 결혼하기는 더 힘들 수도 있다. 주식도 우량주도 잡주도 아닌 것이 매매하기 더 힘들다. 연애를 드라마나 책으로 배우면 안 된다. 연애고수라고 결혼고수는 아니다. 자신감과 자만을 구별해야 한다. 자신감이 조금만 오버돼도 자만이 된다.
순자
아는 동생 A양은 결혼 전 아내와 함께 알고 지냈던 친한 동생이다. 결혼을 해도 A양은 친한 동생이다. 결혼 후 A양과 연락이 되어 퇴근 후 저녁을 함께 먹은 적이 있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왔는데 이상하게 아내에게 미안했다. 밥만 먹고 왔을 뿐인데 말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만약 아내가 친한 남자 동생 후배와 함께 밥을 먹고 왔다면 나의 기분은 어땠을까? 그 후로 나는 18년 동안 A양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한 가지다. 아내가 싫어하면 하지 말아야 하고, 내가 싫어하면 아내도 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둘 다 자유롭게 만나라.
아주 사소한 일 같지만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런 배려와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평생 연애만 하다가 결혼하지 못하고 인생 마감할 것이다. 열개가 잘 맞아도 한 개가 어긋나면 이혼하는 것이 부부의 세계다. 최종선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순자의 "내로남불" 이슈에 대한 생각은 이 글로 갈음하겠다.
마무리
연애를 할 때도, 결혼을 해서도 여자의 심리는 똑같다. 결혼한다고 여성이 남성되는 것이 아니다. 절실하되 힘을 빼야 한다. 절실하다고 다 금메달 따던가? 페이스에 말리면 안 된다. 직진이 장땡이 아니다. 돌아가야 할 상황이면 돌아가야 한다. 조금 늦어도 된다.
가끔 연애와 결혼이 운 좋게 얻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좋아할 일은 아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기도 한다. 쉽게 얻은 것은 더 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