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선택
올해는 고구마를 처음 심어 보았다. 고구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5월 중순에 심어 10월 중순에 수확을 한다. 아침 일찍 농장에 나가서 고구마 순을 잘라주었다. 가을에는 보통 배추와 무를 심는다. 몇 개월 후면 신기하게도 배추와 무가 크게 자라 있을 것이다.
오늘 농장에 경멸스러운 인간이 나타났다. 농장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농업용수로 세차를 한다. 화가 난다. 제발 그러지 말라. 당신 농장이 아니다. 심지어 요즘은 국립공원까지 와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도 봤다. 국립공원은 사유지가 아니어서 돈 많다고 개가 들어와서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개진상의 끝판왕은 지하철에서 개를 끌고 다니는 인간이다. 난 시각장애인줄 알았다.
일을 마치고 콩국수와 동치미국수를 먹었다. 가끔 가는 곳인데 가성비가 좋다. 농장에 와서 풀을 뽑고 물을 주고 가족과 식사를 하는 평범한 일상이 감사하다. 내가 새로운 연애를 할 것도 아니고, 새로운 사업을 할 것도 아니고, 새로운 일을 할 것도 아니다. 그저 이 순간이 감사하다.
살면서 세 번의 선택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입학할 때 선택이었고,
두 번째는 직업의 선택이었고,
세 번째는 결혼의 선택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선택들이다. 대학은 인생의 첫 단추를 꽤는 시작이다. 첫 도전이다. 결혼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다. 결혼이 잘못되면 인생의 90%가 날아가 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번째는 직업에 대한 선택이다. 결혼과 직업은 죽을 때까지 갖고 가야 하기 때문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인은 또 한 번의 기로에 서게 된다. 샐러리맨으로 생을 마감할 것인가? 사장이 될 것인가? 무엇이건 후회가 없어야 한다. 우리 딸은 첫 번째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인생에서 첫 도전이고 첫 단추인데 가능하면 결과가 좋았으면 한다. 나는 첫 번째 도전에 실패를 해서 후유증이 꽤 오래갔었다. 어쩌면 도전할 수 있을 때가 아름다운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