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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May 01. 2023

완전잡담(完全雜談)

2023년 4월 30일 일요일. 낮에 흐리다가 저녁에 비

봄 날씨치고 쌀쌀하다. 아침에 동네 한 바퀴 돌고 와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밥통에 밥이 없다. 냉장고에 있는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웠다. 몸에 염증과 호르몬 수치 때문에 약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더불어 식사도 꼭 해야 한다.


약만 잘 먹어선 안 되고 생활패턴도 바꾸고 몸에 안 좋은 습관은 버려야 하는데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의지가 약한 탓이다. 약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했다. 딸은 중간고사 시험 기간이라고 하는데 공부를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안 하는 거 같기도 하다. 책상 앞에는 앉아 있다.


지난주 주말에도 바빴다. 지인들 병문안을 두 곳이나 다녀왔다. 요즘은 병원을 안방 드나들듯이 다닌다. 나도 그렇고 아픈 사람들이 많다. 점심을 먹고 세차를 했다. 며칠 후면 또 더러워질 텐데 세차를 안 할 수도 없고 하기는 귀찮고 그렇다. 세상살이에는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오늘은 모처럼 한가해서 옛날 영화도 보며 호사를 누리고 있다. 저녁엔 앞산으로 산책을 갔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고 산책하기 너무 좋다. 이 고요함에 내게는 큰 행복이다. 아내와 내가 유일하게 합(合)이 맞는 부분이 있는데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비 오는 숲 속은 한 없이 차분하고 평화롭다.






가끔은 아무 목적도 없이, 아무 메시지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하면서 수다를 떨고 싶다. 낙서장에 낙서를 하듯이 어린아이처럼 떠들고 지껄이고 천진 난만 하게 살고 싶다.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아들이 부럽기도 하다. 오직 게임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산다는 것은 총성 없는 전쟁이기도 하다. 물론 매우 긍정적이고 성공적이어서 안정적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그것을 일반화하면 안 된다. 사람에게는 모두 다른 삶들이 있다. 못나서도 아니고 부족해서도 아니다. 그것을 인정해 주고 위로해 주고 도와줘야 한다. 길거리 노숙자가 개과천선해서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저녁을 먹고 염색을 했다. 방안에 쓰레기통도 비우고, 재활용 쓰레기들도 밖으로 내놓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다시 결심을 하고 마음을 잡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도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아마 숨이 멎는 날까지 내가 생각한 목표는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으니 계속 노력하고 시도해야 한다.


자식을 키우며 부모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고, 위안이자 희망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브런치의 작가님들의 글들이 내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내 삶을 되짚어보며 반성하는 중이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헬렌켈러와 스티브 잡스를 모두 존경하지만 내 삶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 브런치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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