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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아들아 2 (2025.4)

절대적이고 상대적인 결혼에 관하여

by JJ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란다. 결혼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결혼은 순리라고 생각한다. 해가 지고 별이 뜨는 것처럼. 그 순리를 믿고 순리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구나. 물론 결혼은 잘해야 해. 잘못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니까.


산에 오르다 보면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기기도 한단다.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멧돼지나 뱀을 만날 수도 있어. 그러면 조심해서 올라가면 돼. 바다라고 안전한 건 아니야. 바다에 는 파도가 있고, 해일이 있고, 상어도 있단다. 바다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야. 모든 어려움에는 모든 해결 방법들이 있으니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아빠는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으면 행복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결혼을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결혼을 잘못해서 불행한 거지. 물론 누구나 어려운 상황은 올 수 있어. 그러나 그 이유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은 건 비겁한 거 아닐까?


모든 것엔 때가 있단다. 결혼도 때가 있지. 늙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없어.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순 없으니까. 그래서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신중시 생각해야 해.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연애하고 결혼할 수는 없으니까.


내리는 소나기를 막을 순 없지만 우산을 쓰면 괜찮아. 소나기는 지나가. 내 잘못은 아니지만 결혼 때문에 삶이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어. 그래도 두려 하면 안 돼. 결혼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그런 일들은 종종 일어나. 결혼은 장애물이 아니야. 좋은 면만 보고 긍정적으로 사는 거야.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행복을 배운단다.




연애의 기준과 결혼의 기준이 명확해야 해. 너무 빈번한 연애를 하는 것도 좋지는 않아.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헷갈릴 수도 있단다. 내가 내린 판단을 내가 의심하게 되지. 원래 사람은 그런 존재야. 연애하다 상처를 받는 수도 있지만 상처도 심하면 좋지 않아. 첫 샤랑에 에너지를 다 쓰지 말고 마지막 사랑에게 에너지를 써야 한다. 무모한 연애는 하지 말고. 무모한 건 사랑 아니야.


아빠가 산을 좋아한다고 너희들도 산에 오를 필요는 없지만 산에서 얻는 즐거움과 행복은 말해 주고 싶구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때는 반드시 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철학은 네 인생의 인증서와 같은 것이야. 결혼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결혼에서 돈이 첫 번째가 되면 안 돼. 돈만 있어도 안되지만 사랑만 있어도 안된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 돈 없는 것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야. 아빠말을 믿어도 된다. 그래도 돈은 열심히 벌어야겠지? 열심히 사랑도 하고.

힘든 삶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만 편한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니까 적당히 긴장하고 자신을 자극하는 삶도 필요하단다.


결혼은 무거운 책임감과 어려움이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생은 극복 아니면 불복이라는 말도 있지 않니. 결혼은 선택이지만 시류(時流)에 휘말려도 안 돼. 결혼이든 비혼이든 네가 선택해야 해.


벚꽃이 벌써 다 졌구나.

꽃이 피고 낙엽이 지는 것도 느끼면서 살자꾸나.


2025년 4월

사랑하는 아빠가



이 글이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언젠가 필요한 날이 오면 꺼내어 말해줄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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