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어쩌지?
삼천만 원이 다 모이는 4월이 코 앞이었다. 목표가 코 앞에 다가오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는 오스뮴이 마음에 꽉꽉 들어찬 것 같았다. 숨 쉬는 것도 왠지 힘들고 가장 이상한 건 여행을 생각해도 들뜨지 않았다는 거다. 어릴 때부터 쌩쌩 잘만 돌던 마음속의 소용돌이도 멈춰버렸다. 아니 애초에 소용돌이 같은 게 있었든가 싶었다.
그런 마음에 여행 그거 꼭 나가야 하나? 하는 질문이 피어올랐다.
꼬리를 물고 혹시라도 아니라면 어쩌지? 가 나타났다.
여행을 나갔는데 안 좋으면 어쩌지?
돌아왔는데 받아주는 직장 하나 없으면 어쩌지?
돈도 못 모으고 좋은 사람도 못 만나고 결혼도 못하면 어쩌지?
서울이란 삭막한 땅에서 두발 붙이고 꿋꿋이 더 살아내야 하는 건 아닐까?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떠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돼버리면 어쩌지?
다 나를 비웃으면 어쩌지?
여행을 마치고 내가 나를 원망하면 어쩌지?
꿀꺽,
불안에 잡아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