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에필로그
이게 소설이냐고?
응!
아마도 연애 소설로 진화할 것 같아!
어린 나의 뇌는 매우 신선하고 정결했지. 왜?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
하루하루가 생각도 없고, 의미도 없고, 기대도, 전망도 없는 나날이었어.
어쩌면 나는 이미 그때 깨달은 자! 도사였는지도 몰라.
무념무상의 여일한 태도로 그냥 자고 일어나고 먹고 심심하고 할 일없고.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어.
하지만 기억할 수 있는 몇 개의 장면이 있어!
첫 번째 장면은 내가 3살 때, 엄마가 백일도 되지 않은 동생에게 젖을 먹이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보는 모습을 바라보며 불같은 질투와 사랑을 쟁취해야겠다는 욕망이 끓어올랐던 순간이야!
“ 아! 나도 동생처럼 엄마한테 사랑받으려면 엄마 젖을 빨면 되겠구나 ”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엄마의 가슴에 달라 들어 엄마의 젖을 담쏙 물었지. 그래서?
“ 아이고... 얘가 미쳤나 징그럽게 왜 이래?”
엄마는 나를 거세게 밀쳐냈고, 나는 마당 한가운데로 나가떨어졌어. 한옥 집이었던 우리 집은 마루가 높고 마당이 낮아서 나는 마치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기분이었고 충격도 컸지. 그런데 묘하게 마음속에서 쾌가 일더라?
“ 흠 ---- 잘됐어! 이제 엄마는 내가 걱정되어 동생을 내려놓고 나한테 달려올 거야!”
하지만 착각이었지. 엄마는 내가 물었던 반대편 젖을 동생에게 다시 물리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동생의 머리만 쓸어주고 있지 뭐야? 상처 받았던 것 같아. 그걸 이제 알았어. 50년이 지난 뒤에 말이야!
그냥 신선하고 정결한 내 뇌의 오작동이었던 거야!
엄마가 내게 달려온다는 생각은 엄마의 마음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나의 욕망이었던 거지.
어쩌면 그때부터 내 무의식 속에 거부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 사랑에 대한 갈증과 결핍이 묘한 밸런스로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도 몰라. 의식적으로 사랑을 거부하면서 또한 갈망하는 어이없는 모순적 심성이 내 안에 둥지를 틀었던 거지.
그 후 나의 연애의 역사 또한 그런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
8살부터 치열하고 집요한 전쟁 같은 사랑을 시작했어. 아니, 연애였나? 암튼 남자애들과 관계된 이야기는 맞아!
진짜야! 거짓말이 아니라니깐!
그냥 닥치고 들어 보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