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입문기

앞날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정말 좋다!



HI, 난 최다함이라고 해.

(갑자기 이런 말투를 글로 옮겨보고 싶었다)


난 2019년 6월 1일부로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보기 이전에는 늘 갈구하기 마련이니까.


나도 그랬다.

평일 아침, 늦어도 7시 30분에는 눈을 떠

기계처럼 화장실로 향해 양치질을 시작했다.

알람에 놀라 눈을 뜨고 정신이 시키는 게 아닌 습관적인 행동에 '의해' 나의 하루는 시작됐다.

그렇게 수동적인 하루를 보냈다.

퀴퀴한 냄새로 가득한 꽉 막힌 지옥철을 견디고, 지각할까 쫓기듯 발걸음을 끌었다.


직장에 도착해 출근 여부를 낙인 찍고

(앉고 싶지 않은데) 정해진 시각에 맞춰 의자에 앉아 자동반사적으로 본체의 전원을 켰다.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면 당연하듯 메일 로그인부터 했다.

당장 해야할 것이 없어도 나는 메일 제목들을 죽 훑어보는 것에 길들어졌다.


업무 시간의 대부분(전부라고는 하지 않겠다)은

자의인지 타의인지 구분할 수 없는 '노동'을 해야만 했다.

할 수밖에 없는 일들 중 급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 있다면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마음 맞는 동료와 채팅으로 수다를 떨었다.

(이것 또한 일과의 하나로 봐도 무관하겠다)


그렇게 나의 직장 생활은 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처리'하거나

소소한 재미거리들로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이어졌다.


사실, 프리랜서의 생활에서도 일은 중요하다.

어쩌면 직장 생활 때보다 더 많은 노력으로 완성도 높은 성과를 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롯이 '나에게만' 주어진 일거리들이기에, 타인에게 미루거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인지 직장을 다닐 때보다 책임감이 조금은 더 생긴 것 같다.

일의 결과에 대해서는 과정에서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

그러다보니 직장에 다닐 땐 작고 쉬운 영역이라 생각했던 일거리들도 다, 모두 다 내가 해야만 한다.

단체 활동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것이다.


그러니까 일이 많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A to Z까지 처리하려다보면 우선 시간이 많이 투자되기 때문이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일을 급하게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 없는 매일을 보냈다.

내가 하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경우에는, 미리 그것들을 완성해놓고 계획된 때에 타겟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초기에는 내일 발행되어야 할 콘텐츠를 오늘 밤에서야 완성하는 수준으로 일을 쳐내기도 했다.


그런데 나의 변태 같은(?) 성향 때문인지 이 바쁨 모드에 '재미를 느낀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하려다보니, 직장 생활 약 10년 간 해보지 않았던 경험들을 하게 됐고 그럼으로써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다루는 기회를 제공받게 됐다. 물론, 다른 이에게 대행해도 되는 건들이었지만 '무식하게 덤벼들고' 싶었다.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을 실천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아직은 서툴지만, 처음 시도할 때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확실히 실력이 늘어난 것 같아 뿌듯하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바뀐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운동이다.

나는 앉아있을 때의 자세가 좋지 않아 늘 마사지에 의존하며 살아고 있었다. 앉아있기 싫은데 억지로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 일의 형태와 직장 환경 때문에 나의 몸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에 놓이니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생활을 습관으로 만드는 데에는 의지와 노력, 시간이 들었다. 한데, 운동을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든 건 바로 '시간 관리' 때문이었다.

수동적으로라도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프리랜서가 되면 24시간을 전적으로 내가 관리해야 한다. 눈을 뜨고 감는 것까지 모두 나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치하면 나태해지기 십상이다. 이 생활이 지속되면 몸과 함께 마음도 느슨해지리라 생각했고, 그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을 택했다.

지금 현재. 나는 매일 아침 7, 8시에 일어나 집 근처 천을 따라 한 시간 이상씩 걷고 있다. 그 사잇시간에는 직장인들과 비슷한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일(그 외 개인적인 글쓰기)을 하고 저녁 7시 경에 선선한 바람을 쐬며 또 걷는다. 덕분에 체중도 줄었고, 에너지도 생겼다. 이 패턴을 습관으로 만들어,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가려 한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일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온전히 나의 것이 된 듯해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는 요즘이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죽어도 하기 싫은 게 야근이었는데, 이제는 새벽에 짬 내서 일 하는 것도 좋다(물론 밤에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일의 양이 많지만 미리 해두고 평일에 여행을 떠나는 맛도 프리랜서가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직장 생활 때보다 한 달에 벌어가는 돈이 적음에도 만족도가 높은 요즘이다.

다른 것들에 눈을 돌릴 겨를은 커녕 쫓기듯 살아오던 생활에서 벗어나 나 다운 삶,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아가는 지금이 좋다. 물론 이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경험해보고 싶었고, 바람을 실천으로 옮겨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2019년 7월 2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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