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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사이다 Aug 20. 2023

회사에선, 노력을 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해

내일이 월요일이라니

검사들은 통상 한 달에 150건의 기록을 처리한다.

하루로 치면, 8건 정도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직업은 사람들의 불행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압박감에 시달리고, 불면증이나 공황장애를 겪는 일도 많다.


그래서 법무부에서는 검사들에게 정신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도 최근 약간의 불면증과 허리통증을 겪고 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고 했던가. 상담 서비스를 신청했다.


통화너머에 들리는 목소리는 차분한 중저음의 목소리였다.

선생님은 내가 말하는 것들을 정리해서 다시 한번 얘기하며 공감해 주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 생존의 위협->과한 긴장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허리통증-> 이것이 트리거가 되어 더욱 회사 스트레스 가중 -> 수면부족과 통증도 가중


이 연결을 끊으려면, 지금 생존의 위협 신호를 보내는 몸을 "설득"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려면 회사에서의 몸의 경험을 수축과 불안에서 -> 이완과 편안함으로 바꿔야 한다.


통상 우리는 다른 사람 평가나 관계에 민감하다. 그리고 특히 회사의 모든 시스템이 우리가 서로를 감시하고 평가하도록 만들어냈다. 나 역시 늘 직원들이나 동료들, 부장의 평가를 신경 쓰면서 검찰청에서는 긴장하고 잘 쉬지 못한다.

캐비닛에 처박혀 있는 기록...

장기로 쌓인 사건들...

다른 청 검사들이 억지로 떠 넘긴 사건들...

그럼에도 불고하고, 나처럼 월요병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도 함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내가 언제 이완할까?
 




일정 시간 알람을 맞춰놓고 그때는 만사 제치고 복도를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이완이 된다.

점심 먹고 산책을 하거나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잔도 그러하다.

나는 노력하지 않을 노력이 필요하다!!!


나병환자들은 고통을 못 느낀다. 그래서 뼈가 부러져도 그냥 달린다.

고통은 필요하다. 우울증과 불안도 몸이 나에게 위험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다.

허리통증과 수면부족도 몸이 파업하는 것이다.

나 너무 힘들어! 쉬어줘!

그래 통증자체를 나무라거나 자책하거나 무시하는 방향보단,

고맙다고, 버텨줘서 참 잘했다고 살펴주고,

뭘 원하는지 들어주자.


일을 할 때도 그런 경험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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