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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은 꼭 나쁘지만은 않다.

눈물 쭉쭉 빼며 한 고비 겨우 넘어왔건만 숨 고를 틈도 없이 또 신경 쓸 일이 마구마구 찾아오는 때가 참 많은 것 같다.


이제  한숨 고르는 정도로 지난 괴로운 일들을 잊어버릴만한 시간도 충분하지도 않건만 삶은 참 녹록지 않게 자꾸 고비를 주며 또 넘어가라 채근하니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불혹이 될 줄 알았건만 마음은 여전히 타고난 그대로 아픔에 늘 제대로 절여져 눈물 마를 날이 없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현실의 '극복'이라는 말 대신 '시간의 흐름'이라는 말에 더 무게를 두게 되었다는 점이랄까?


어렸을 때에는 새로운 시련이 닥치면 무조건 이 악물고 달려들어 더 노력하고 힘겨워하며 부딪혀 극복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갖은 노력을 더 하며 살아왔다면 불혹을 의미하는 나이를 지나면서는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지혜로운 이야기를 가슴에 담고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늘 더 이상  새롭게 겪을 힘든 일도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여전히 끊임없이 내 앞에 찾아오는 시련 앞에 별 다른 수 없이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혜롭게 해결될 방법을 찾아보려 온 마음을 다 기울여 보려 노력해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이번 일도 어떻게든 지나가겠지 그리고 그 무언가의 깨달은 과 작은 지혜 한 스푼 정도는 남기겠지......'라는 마음도 가지게 되었다.


'나쁜 일은 꼭 나쁘지 만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이 순간의 힘듦도 내 인생에 또 하나의  거름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람 해본다.


그런 의미로 오늘도 가슴 꽉 쥔 속상한 마음을 부여잡고 이번 괴로움의 끝을 향해 한 걸음씩 잘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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