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현 등단시인 칼럼니스트
Mar 12. 2022
추운 겨울이 드세게 기운을 힘껏 내기 시작하더니 이내 큰 소리 지르며 세상을 단숨에 얼려버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이내 따라온 봄이라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힘없이 녹아내려 버린다.
부드러움은 이렇게 강한 존재도 무색하게 가볍게 밀어내며 살며시 자신의 자리에 소리 소문 없이 안착하곤 한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작은 일에도 먼저 화를 내거나 커다랗게 몸집을 부풀린 곰이 그의 큰 위엄을 드러내며 공격 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상대에게 항상 자신을 강하게 표현하려는 겨울 같은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그런 사람들과 마주칠 때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알게 된다면, 앞으로는 그들이 더 이상은 무서운 존재로 느껴지지 않게 될 것이다.
그들은 힘이 세고 자신감이 충만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내면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 찬 상태여서 타인에게 공격과 굴복을 당하기 전에 미리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크게 드러내며 반어적인 표현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헛바람'을 빼 주면 되는 것이다.
당신의 부드러운 마음과 편안한 안정감으로 다정하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긋이 바라봐 주면 되는 것이다.
봄이 겨울을 이기는 방법처럼 말이다.
서로가 강해지고자 한다면 서로가 더 그러한 훈련들로 인해서 진정한 강함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더 서로 상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수 있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기억하고 살랑살랑 달콤한 봄바람이 부는 이 시기를 당신의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당신과 그 어떠한 상대에게서도 이 평온한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