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공격

by 도시락 한방현숙
잡채는 오늘도 아기 얼굴이다.
강아지를 대하는 많은 사람들

잡채와 산책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강아지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다양한데,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 강아지에게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들,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강아지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나와 마주쳤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잡채를 귀여워한다. 잡채에게 말을 걸어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칭찬(잘생겼다, 귀엽다 등등)을 하고, 사랑스러운 눈길까지 보태며 웃으며 지나간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거나 ‘무서워’라는 말로 감정을 표현한다. 나는 얼른 잡채의 가슴 줄을 짧게 더 바짝 당기며 ‘제가 꽉 잡고 있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안심을 시키고 그들이 지나가도록 잡채를 막아선다. 물론 잡채도 ‘기다려’라는 내 말을 잘 알아듣고 그 자리에서 기다릴 줄 안다.

지나가는 강아지에게 아무 관심 없는 사람들도 무척 많다. 그들은 마치 잡채가 투명인 것처럼 그냥 지나쳐 갈 길을 갈 뿐이다. 그들의 진로를 지켜주려 잠시 멈춘 내가 무색할 정도로 아무 상관없이 지나간다.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일단 그 자리에 멈춰 서는 것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들과 같으나 그들은 인상을 쓰거나 나를 노려보면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다. 나는 얼른 ‘죄송합니다’로 고개 숙이며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잡채를 바삐 재촉한다. 사람 없는 곳을 찾아 발길을 돌리는 나는 이미 주눅 들었기에 가벼운 산책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싫어하는 사람들에서 끝내지 않고 굳이 강아지를 혐오하는 사람들까지 언급하는 이유는 이들은 강아지를 싫어할 뿐만 아니라 미워하는 마음까지 보태 뭔가 부정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인상으로만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말이나 적극적인 행동으로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강아지를 혐오하는 사람들
* 우리 동에 새로 이사 온 20층 여자(존중하고 싶지 않다.)는 개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다며 강제하차를 요구했다.
* 잡채가 짖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고, 심지어 수 십 미터 멀리 있었는데도 굳이 다가와 이런 개(중형견)를 입마개 없이 돌아다니게 하냐며 나를 질책했다.
* 아파트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던 어떤 남자는 어서 이 개를 치우라며 어둠 속에서 험상궂게 다가와 말했다.

잡채는 맹견이 아니어서 입마개 착용 의무가 없고, 목줄(리드 줄)도 했기에 동물보호법을 어기지 않았는데도 아파트 지원센터(경찰서로 아는지)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다며 내 사진을 함부로 찍던 아줌마(역시 존중하고 싶지 않다.)도 있었다.

동물 병원에서 만난 래브라도 레트리버 견주의 말을 들어보면 산책 시에도 남녀차별이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형견인 레트리버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언제나 한 번쯤은 핀잔을 들었는데 그녀의 남편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배려하는 상식과 예의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당한 일이 너무 충격적이라 한동안 마음의 상처가 컸다. 잔뜩 움츠려 든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아예 11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내리기도 했다. 잡채와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 중 고작 3명뿐이었는데도 또 누군가가 다가와 혼을 낼 것만 같아 산책이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경황이 없어 무방비로 당하고만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같은 동 사람들(반려견주)끼리 연대감이 생기면서 위로와 함께 억울함이 찾아왔다. 그때 왜 반박이나 설득을 못 했는지 두고두고 분하기까지 했다. 내 사진까지 함부로 찍은 여자에게 왜 불법 촬영 등을 언급하며 대들지 못했는지 화가 났다.

물론 반려동물 펫티켓은 고사하고 기본 예의도 갖추지 않은 개념 없는 견주들도 많이 있다.

* 산책 시 휴대전화 화면에 코를 박고 있느라 자기 강아지가 똥 사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는 견주
* 리드 줄을 2m 이상 늘어뜨리고 자기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견주
* 똥 싸는 거 분명 보았는데도 그냥 모른 척 지나가는 견주
* 사람보다 강아지가 우선인 견주들까지

물론 맹견이 아니어도 사람을 공격하는 난폭한 성격을 지녔거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짖어대는 강아지라면 입마개를 채우는 것이 예의이다. 그런데 그냥 본인이 강아지가 싫고 밉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심지어 무슨 피해를 입은 양 호들갑스럽게 감탄사를 남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도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할 권리가 있는 소중한 생명이다.

강아지를 키우든 그렇지 않든 언제나 무 개념인 사람들이 문제이다. 서로 예의를 지키는 상식을 지니면 좋을 텐데 아직도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펫 티켓을 지켜야 하고,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생명으로서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생명 존중을 앞서 실행하는 사람들

나도 가끔 잡채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데 이렇게 잡채를 좋아하고 귀하게 여길까 자문할 때가 있다. 사람이 아닌 잡채에게 위로받고, 아프면 같이 아파하는 내 마음이 궁금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답은 하나다. 잡채는 이미 강아지, 짐승을 넘어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는, 서로 교감하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잡채 이야기에 어느 작가분이 달아준 댓글을 읽고 울컥한 적이 있다.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김재해 작가님의 댓글

지난봄, 코로나 19가 지금보다 더 기승을 부릴 때 유럽 각국은 봉쇄령을 내리고 이동 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가 많았다. 재택근무가 불가한 경우나 생필급 구매 등 급박한 사항 이외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는데, 이 이동제한 조치 예외 사유에 ‘반려동물 산책’이라는 조항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들이 동물을 대하는 인식에 새삼 고개를 끄덕였다.

4번 조항이 눈에 확 들어왔다. 출처-다음 블로그

출근으로 낮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요즘에는 웬만하면 밤 산책을 나간다. 잡채가 가는 길에 플래시를 비춰야 하는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마음만 편했으면 좋겠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람도, 동물도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잡채야~♡ 산책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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