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챙겨야할 가장 중한 사람은 바로 나!
이윽고, 55살의 한현숙은 기억 곳곳의 여리고 어린 한현숙들을 불러내어 손을 잡기 시작하여 눈 마주치고, 쓰다듬고, 고개를 끄덕여 주느라 분주해진다. 어질고(賢) 맑은(淑) 이름, 맑음이에게 !
집에 두고 나온 어린 나 때문에 잠을 편히 잘 수도, 밥을 쉽게 넘길 수도 없었다고 엄마는 여러 번 말씀하셨다. 맨발로 도망치듯 나온 엄마는 인천의 밤거리에서 얼마나 추웠을까? 엄마 잘못이 아님에도 부모님과 동생들 보기가 얼마나 창피하셨을까? 남매를 지키지 못한 어미로서 얼마나 속상했을까?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고 어린 엄마에게 따스한 눈빛으로 손을 잡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