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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로 삭힌 고추장아찌 만들고, 무쳐 먹기

by 도시락 한방현숙

반찬가게에서 산 삭힌 고추무침이 참 맛나다. 적당히 짭조름하고, 달짝지근한 것이 개운한 입맛을 남긴다. 입이 짧은 남편이 맛있다며 연신 젓가락을 옮기는 모습을 보니 잘 산 것 같아 흡족하다. 한 끼만큼의 적은 양이 아쉬워 여기저기 검색하여 고추장아찌 무침을 사려했더니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수입산'이 거슬린다. 그동안 식당에서, 반찬가게에서 수없이 사 먹었을 수입산, 같은 재료일 텐데도 내 손으로 사기는 약간 멈칫거리다 직접 담가보기로 한다.

♡ 청양고추 1kg을 구입한다.(1kg이 엄청 많은 양인 줄 알았는데, 채소가게 비닐 4 봉지 양이 후딱 1kg이 넘는다.)
♡ 깻잎과 함께 깨끗이 여러 번 씻어 바구니에 담아 물기를 뺀다.
♡ 고추 꼭지를 적당히 자르고, 고추 끝부분도 가위로 잘라 준다. (이쑤시개나 포크로 고추 몸통을 찔러 구멍을 내는 것보다 수월하다.)
♡ 고추에 구멍이 있어야 소금물도 잘 배고, 먹을 때 국물 튀기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
♡ 물과 소금을 10:1로 넣어 팔팔 끓인다.
♡ 스텐이나 유리용기에 고추와 깻잎을 넣고 팔팔 끓인 물을 뜨거울 때 붓는다.
♡ 깨끗한 돌이나 무거운 접시로 국물에 고추가 잠기도록 눌러 놓는다.
♡ 3일 정도 지난 후 소금물을 따라 내어 다시 팔팔 끓여 이번에는 식힌 후 다시 붓는다.
♡ 일주일 후, 한 번 더 끓여 식혀 부은 후 한 달 정도 기다린다.
♡ 한 달 후 냉장보관 후 먹기 시작한다.
청양고추와 깻잎 깨끗이 씻기
꼭지를 자르고, 고추 끝을 조금씩 베어 낸다.
뜨거운 소금물을 부을 유리 용기에 담는다.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는다.
열심히 삭고 있을 소금물 속 청양고추!

고춧가루와 물엿, 올리고당 등으로 무쳐 밥반찬으로 먹거나 고기구이의 느끼함을 없애줄 칼칼한 맛이 필요할 때 최고다. 물김치, 동치미에 넣어 시원한 국물 맛을 만들 수도 있다.

오래전 항아리 한가득, 고추를 삭히던 엄마 생각이 난다. 먹거리가 흔치 않았던 때, 아삭거리는 매콤한 고추장아찌는 최고의 반찬이었다.

맛으로 기억하는 음식은 가슴에 남아 그 사람, 그 장소, 그 풍경을 잊지 못하게 한다.
삭힌 지 3일 후 모습, 소금물을 끓여 식힌 후 다시 붓는다.

제철이 없어진 요즘, 지금이 고추장아찌 담그는 철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단순하게 장아찌를 담가 보았다. 물 말아 장아찌를 올려 먹던 생각이 나는 것을 보니... 여름이었나 싶다. 가난한 시절, 소금기만으로도 밥 한 공기 비우던 엄마, 마음만은 풍성했던 시절을 그리며 고추장아찌 그릇의 뚜껑을 꼼꼼하게 닫아 본다.

이미지 출처-다음 이미지
♡ 삭힌 고추에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을 넣어 버무린다.
♡ 파, 올리고당, 참기름, 깨소금을 뿌려 완성한다.
♡ 고추 2 컵 + 양념(고추장1+고춧가루1)


한 달이 지난 후 이렇게 무쳐 먹으리라 기다려 본다. 짭조름하고 매콤하고 우리 어른 입맛에 딱 알맞은 소금 물에 삭힌 청양고추, 손쉽게 만들었다.

고추와 깻잎이 이런 모습으로 식탁에 오르길...기대해 본다.ㅎㅎ (다음 이미지 출처)
요렇게 무쳐서 먹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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