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 많이 아시다시피 냄비에 소면이 끓어 올라 넘치려 할 때, 찬물을 부어 숨을 죽여 다시 끓이면 면발이 매우 쫄깃해지는데, 휑궈낼 때 얼음물을 사용하면 면발의 탱글함은 무조건 보장이다.
♡ 국수 양을 가늠하지 못해 늘 남기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정확한 n인분을 뽑아낼 수 있다.
♡ 설탕을 치면 더 고소하다는 분들도 있는데 난 아직 그 맛은 모른다. 물론 소금을 친다.
♡ 한창 어린아이들을 키울 때는 국산콩을 고집하며 유전자 조작 위험이 적은 생협 콩을 주로 구매하여 직접 삶고, 갈고, 물 타고 그러면서 콩국물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동네 반찬가게나 떡집에서도 부담 없이 구매하여 국수만 삶아 간편하게 콩국수를 먹고 있다.
♡ 다행히 오이가 있어 대충 채 썰어 고명으로 얹었다.
가지나물만 보면 난 언제나 엄마를 생각한다. 여름이면 콩국물 시원하다 한 컵씩 드시던 엄마가 그립다.
근처에 사시는 시댁 어른, 어머니 집에 가면 팔순 넘은 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요구르트 하나라도 더 먹이려 언제나 분주하시다. 먹거리를 자꾸 권해 힘들다며, 어머니께 그만 앉아계시라고 손사래를 치던 나는 자식들 앞에서는 방금 전 어머니를 똑 닮은 모습으로 금세 자리 바꿈 한다. 밥 먹는 게 유세인 줄 아는 아이들은 꼭 나처럼 요란스럽게 손사래를 치고, 하나라도 더 먹이려 아이들에게 매달리는 내 모습은 팔순 노모만큼 막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