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숲 속 회사

숲에서 일하고 노는 그린이의 회사살이 24

by Green

글 쓰는 노트북이 자꾸 눈에 보인다.

망설였다. 의욕은 없지만 뭐라도 쓰지 않으면 지금까지 보다 오래도록 쓰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숲에서 놀고 일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사진첩을 열어보았다.

프로그램 운영 사진이 가득하다. 운영하기를 재밌어하는 프로그램 top 3중 하나인 숲밧줄놀이. 단순해 보여도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티셔츠, 편백 주머니 등 공예활동. 가족의 건강과 관계를 위한 산림치유. 이런저런 프로그램들. 엊그제는 복지관 직원들과 밧줄놀이를 하며 아이처럼 뛰어놀았다. 매듭을 짓는 작은 도전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경쟁이 아닌 협동을 배우는 놀이에도 활력 있게 반응한 모습이 인상 깊다.

코로나 시국이라 해도 매주 다른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만나고 있다. 업무에 지치고 고되다고 말하면서도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면 하이텐션으로 맞이하고 함박웃음을 짓다가 돌아오곤 한다.


프로그램 운영하는 시간이 내게 쉬는 시간일 정도로 사무실에서는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분주하다. 환경성 질환 고객을 위한 숲 캠프 응대하랴, 장애인 대상으로 활동하랴, 신규 캠프를 개발하고 사업 꾸려나가느라 시간 외 근무가 불가피하다.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고 선명해지는 업무로 인해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빠트린 것은 없나 확인할수록 다른 이의 구멍이 크게 불편해지는 요즘, 회사 일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러나 이 생활을 내려놓기엔 나는 여전히 숲 속에서의 만남을 많이 좋아함을 깨닫는다.

6월 중순인 지금, 더위를 모르고 식물에서 나는 특유의 향(피톤치드)과 흙냄새(지오스민)를 만날 수 있다.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 모인 숲이기에 이 정도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애증이다 정말. 다만 나 스스로도 산림치유할 시간이 확보되면 좋겠다…



Epilogue. 숲밧줄놀이를 한 소감을 밧줄로 표현하는 시간

(스마일) 아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도) 파도처럼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엄지 척) 안 좋은 일을 덮을 만큼 좋았습니다.

(별) 별 볼 일 없던 일상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wow) 많은 기대 않았던 밧줄 놀이었으나 와우!


저도요! 덕분에 즐거웠고 저보다 더한 텐션으로 따라와 준 여러분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안고 지친 하루를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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