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스스로 취약해짐을 선택함

Intentional Recklessness

by 서태원 Taewon Suh

인간은 기계입니다. 계산하는 기계입니다. 학습한 내용을 끊임없이 계산하여 더 나은 결과를 탐색하는 합리적인 시스템입니다. 계산이 서는 일은 항상 계산이 되는 결과를 발생시킵니다. 세계관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은 계산이 서지 않는 일이지요. 대개의 사람들은 세상 안에서 배운 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오직 계산을 멈추어야만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실재를 보게 됩니다. 계산을 멈출 때 인간은 기계적 존재에서 벗어나 우주의 새로운 차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잔머리가 멈출 때 우리는 우리 안의 더 큰 존재를 대면하게 됩니다.


신뢰는 계산이 아닙니다. 신뢰란 취약해지는 상황에 들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 마음에 대한 것입니다. 계산적인 이성만 생각한다면 이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일상적이고 자동적인 행동 이상의 요소가 필요한 것입니다.


합리성과 합리적인 선택은 20세기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전제입니다. 잘 계산된 자본의 시스템은 대개의 참여자들을 동기화합니다. 시스템을 지배하는 자든 시스템에 종속되는 자든 그 시스템 안에서 열심히 일할 충분한 합리적인 이유를 갖게 됩니다. 자본주의는 참으로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합리성은 잘 포장된 이기심입니다. 자본주의는 이기적인 합리성을 근간으로 하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main stream 시스템이지만, 이것 역시 역사의 한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 중에 역사 안에서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현존하는 시스템[status quo]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합리성 때문입니다. 혁명적인 변화 혹은 패러다임 쉬프트는 계산이 서지 않는 일입니다. 자, 여기서 우리 자신의 삶을 뒤돌아 봅시다. 사회와 세계의 변화는 한 개인에게 너무 큰 담론일 것입니다.


개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세계관에서 살 것인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쉽습니다. 교육을 통해서 우리는 시스템에 순응하며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최고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게 됩니다. 사회화는 현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그러나 사회화 된 눈은 현재에 맞추어진 근시안이며 절대로 먼 곳을 보지 못합니다. 인생은 같은 생각, 같은 하루의 반복일 뿐입니다.


이러한 통속적인 루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게 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아니,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근시안으로 보게 되는 것이 세계에 대한 적응이 되고 만족의 기준이 됩니다. 이것은 실재가 아니라 지각된 허위에 가깝습니다.


매우 강한 팀의 리더는 구태의연한 시스템을 벗어나게 되는 사람입니다. 매우 강한 팀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계산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 마음 때문입니다. 합리성의 트랩이지요. 그러나 매우 강한 팀의 리더는 손해가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 개의치 않습니다. 그것이 즐겁고 그것이 삶의 에너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것은 손해가 되지 않습니다. 단기적 착시일 뿐입니다. 또한 그는 거절당하기와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진정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평판 시스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마음은 진정성을 결여하기 마련입니다.


계산하지 않음에는 현명함이 있습니다. 큰 이상을 가질수록 계산에 둔감하게 됩니다. 궁극적인 영광을 위해 찰나의 영광을 포기합니다. 단기적인 반응에는 둔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의 영광은 그를 위로할 것이며 감정적 위로는 덜 필요할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들의 감정은 항상 변화하는 것이며 그리 신뢰할만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리더의 속성을 의도적인 무모함 [intentional recklessness]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계산이 서지 않는 일은 합리성의 시각에서의 무모함입니다. 대화할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은 매우 강한 팀의 리더가 되지 못합니다. 이상의 관점에서는 무모함이 실재가 됩니다. 무모함은 실재를 보고 싶은 마음인 것입니다. 매우 강한 팀의 리더는 보이지 않는 실재를 보며 원하는 것을 실현해냅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계산 이상의 신뢰일 것입니다. 이 무모한 신뢰가 매우 강한 팀을 만들어냅니다.


착각은 하지 마십시오. 이기심 혹은 치기에서 나온 무모함은 그저 무모함일 뿐입니다. 자신을 초월한 무모함 만이 상식을 깨어버리고 오리지널한 실체를 가져옵니다.



*Title Image: Bui Xuan Phai (1920-1988) from his [Hang] series


Lauv, [I love me bett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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