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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못해서 힘든 너에게
21화
'쉼' 속에서 행복 찾기
by
서로소
Sep 30. 2024
푹 자고 나면 상쾌하고 맛있는 걸 먹으면 즐겁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쉬면서 잠만 자도 행복할 수 있고 맛있는 해장국집을 가든가 달콤한 케이크를 먹으러 가도 행복해질 수 있다.
삶이 고단함의 연속이라지만 의외로 인간은 행복해지기 쉽다.
사소한 것에, 유치한 것에 행복해진다.
안 해보던 거 해보고 하고 싶던 거 해보고 놀아본다.
저런 건 어린애들이나 하는 거지 하던 거 막상 해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다.
아이랑 놀이동산에 가면 어떤 때는 내가 더 즐거울 때도 있었지 않은가. 아이만 아이스크림 사주다 어느 날 나도 같이 사 먹을 때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은 나에게도 참 달콤하다.
무지갯빛 비눗방울이 햇빛 속을 몽글거리며 날아가다 터질 때 아이가 함박 웃고 나도 웃는 날 있지 않았을까.
어느 여름 소낙비 오던 날 차에서 잘못 내려 우산도 없이 연인과 온몸이 젖어 빗 속을 뛰며 한바탕 웃었다.
우산이 없어 절망한 게 아니라 시원하고 재밌었고 행복했다. 마치 빗 속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어린 시절처럼.
쉬고 나면 피곤했던 몸도 체력을 회복하고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계절도 느껴지고 밤하늘의 달도 별도 보인다. 아름다운 세상도 하나 둘 보인다.
힘든 일상에서 내게 주는 작은 위로를 찾을 수 있다.
쉬면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
작은 일에 상처받아도 툭툭 털고 일어나는 마음이 생긴다. 오늘 잘 안 됐지만 '내일 또 해보자.' 하고 자신을 믿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자유로이 할 수 있을 만큼 하며 쉬고 나면 '
나'라는 사람이 참 근사한 인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쉼'을 통해 숨 한 번 고르고 나면 일상에 뿌려진 작디작은 행복의 씨앗들을 더 잘 찾을 수 있게 된다.
충분한 '쉼'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고 살아있다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조직검사를 앞두었을 무렵 하루라도 더 살았으면, 사랑하는 이들을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었으면 하고 소망하면서도 아이 밥을 차리는 것은 그렇게 힘들었다. 하루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뇌와 몸이 무기력하기만 했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내고 힘을 내면 하루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고 사랑할 수 있었다. 매일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일이지만 깨닫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을 알 수 있었다.
아주 많이 쉬고서야 무료하게 느껴지는 일상이 감사했다.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이 행복했고 같이 식사하는 게 행복했다. 귀찮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일상을 잃었던 예전을 떠올리면 감사한 날들이다.
잃어보면 더 애틋하고 소중한 걸 알게 되는 것 같다.
사는 내내 우리는 때때로 건강을 잃고 가족을 잃고 일상을 잃고 행복을 잃는다.
그럴 때는 쉬어야 한다. 엄마, 아빠, 자식, 그 무엇도 아닌 '나'로 돌아가 마음껏 울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며 잠시라도 쉬는 시간을 가진다.
충분히 쉬고 난 뒤에야 다시
잘
살 수 있다. 그렇게 또 살아가다 보면 행복한 순간도 온다.
keyword
행복
아이
놀이
Brunch Book
쉬지 못해서 힘든 너에게
17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18
혼자 있기 '쉼'
19
나를 들여다보아야 '쉼'이 보인다.
20
먹고 자고. '쉼'이란 그런 거다.
21
'쉼' 속에서 행복 찾기
쉬지 못해서 힘든 너에게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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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쉼'이란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