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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Apr 09. 2024

‘사전 약속’하기. 나만의 원칙 정하기

나만의 원칙, 나와의 약속 정하기

사전 약속은 가장 오래된 인류 이야기 중 하나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도 등장합니다. 옛날에 이상한 이유로 선원들이 빠져 죽는 바다가 있었습니다. 그 바다에는 두 세이렌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성과 새의 모습이 독특하게 뒤섞인 아름다운 세이렌은 노래를 불러 선원들을 바다로 유인했다고 합니다. 선원들은 섹시한 물새 같은 세이렌의 행동을 보고 바다로 뛰어들었고, 곧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가 이 유혹적인 여성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그 방법은 배가 세이렌이 사는 바다에 접근하기 전 선원들에게 자기 손발을 돛대에 단단히 묶어두게 한 것이었습니다. 손발이 돛대에 묶였으니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었을 때 아무리 간절히 바다로 뛰어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것입니다. 


호메로스처럼 저도 ‘사전 약속’을 정했습니다. 유독 유혹에 약한 저 자신을 위해서, 미래의 나를 위해서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사전 약속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그 결심을 고수하겠다 스스로 맹세하는 행동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잘 지키고 버티게 만들어줍니다.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한 5가지 ‘사전 약속’을 글로 써보세요. 실제로 글로 쓰게 되면 원칙을 지켜낼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호메로스처럼요. 
 
첫 번째, 시간 확보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침 네 시에 일어나 약 다섯 시간 정도 원고를 쓴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침 여덟 시에 책상에 앉아 정오까지 소설을 쓴다고 합니다. 스티븐 킹 역시 규칙적으로 쓰는 타입입니다. 위대한 작가들도 절대적으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보며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아침 먹기 전까지 15분을 글쓰기 시간으로 확보하겠습니다. 
 
두 번째, 마감 시간 설정
매일 낮 12시 전에 무조건 글 한 편씩 발행하겠습니다. 글 발행이 완료되면 책상 달력에 동그라미로 표시하겠습니다.  
 
세 번째, 분량 설정
분량은 한글 파일, A4 기준, 10 폰트 크기로 10줄 채워보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목표를 높게 잡으면 실행이 어려울 테니까요.
 
네 번째, 글감 확보
글감 확보는 하루 전날까지 완료하고, 발견한 글감은 한글 파일에 옮겨놓겠습니다. 


마지막, 백업 플랜
혹시 갑작스럽게 촬영이 생기거나, 약속이 잡히거나,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해 글이 잘 써지는 날에 최소 3개 글을 미리 작성해 변수에 대비하겠습니다. 
 
이제 지키는 일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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