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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Jul 31. 2018

추억을 ‘새기다’

그대에게, 내게


반석(盤石)에 새긴 순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나를 흔들리지 않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내가 쉼을 가질 수 있게

너를 내게 남겨주겠지

내 가슴에 새긴 순간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나를 편안하고 안락하게
다시 그때를 기억할 수 있게
내가 그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너를 내게 남겨주겠지




유한한 인생에서 누군가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건,
그 사람 인생에 나를, 내 인생에 그를 새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로 인해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마지막까지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겠지요.

단순히 추억을 ‘남기는’ 게 아니라,
타투를 하듯, 추억을 내 몸과 마음에 ‘새기면’ 시간이 흘러도 그때 함께 했던 강렬한 기억은 살아남아 생명력을 갖게 되니까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때
의미 없는 관계 속, 허허로움이 느껴질 때
흔들리는 나를 잡아줄 손이 필요할 때
내 어깨를 감싸 줄 따뜻한 품이 그리워질 때

내 몸 어딘가에 새겨진 추억이 발현되면, 그때 그 순간 함께했던 시간이
나를 토닥이는 위로가 되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에너지가 되고

결국, 다시 나를 웃게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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