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게, 사무치는 그리움
몽글몽글
잿빛 구름송이 피어나고
주룩주룩
비꽃이 내리면,
저릿저릿
손끝마디가 아려오고
흠칫흠칫
명치끝이 조여오면,
후두둑 후두둑
하얀 종이 위로
떨어지는 눈물에
어느새
수채화처럼 번져가는
이름 세 글자
폐부를 스며드는
사무침이, 그리움이
끝내, 石花로 피다
살면서 누구나, 그리운 이 한 사람쯤 가슴에 품고 삽니다.
엄마나 아버지, 딸이나 아들, 친구나 선후배, 지나간 사랑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
새벽까지 잠 못 드는 어느 날, 나도 모르게 하얀 종이 위에 쓰고 있던 이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던 그 이름 탓에, 발아래 땅이 꺼지듯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떠나간 이가 돌아오길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옛 전설처럼
아린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 심장에 돌꽃을 피웁니다.
비록 그 돌꽃 향기 미미할 것이나, 바람에 길에 있다면 그 길을 따라 내 사랑과 그리움이 그곳까지 도달하면 좋겠습니다.
멀리 있어도, 함께 했던 그 순간의 내 눈빛과 따뜻한 입김과 작은 내 품을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그 이름, 쓰고 또 쓰고,
지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