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K Oct 02. 2016

石花

아리게, 사무치는 그리움


몽글몽글

잿빛 구름송이 피어나고

주룩주룩

비꽃이 내리면,

     

저릿저릿 

손끝마디가 아려오고

흠칫흠칫

명치끝이 조여오면, 

    

후두둑 후두둑

하얀 종이 위로

떨어지는 눈물에   

  

어느새

수채화처럼 번져가는

이름 세 글자 

    

폐부를 스며드는

사무침이, 그리움이

끝내, 石花로 피다               





살면서 누구나, 그리운 이 한 사람쯤 가슴에 품고 삽니다.

엄마나 아버지, 딸이나 아들, 친구나 선후배, 지나간 사랑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     


새벽까지 잠 못 드는 어느 날, 나도 모르게 하얀 종이 위에 쓰고 있던 이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던 그 이름 탓에, 발아래 땅이 꺼지듯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떠나간 이가 돌아오길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옛 전설처럼

아린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 심장에 돌꽃을 피웁니다.     


비록 그 돌꽃 향기 미미할 것이나, 바람에 길에 있다면 그 길을 따라 내 사랑과 그리움이 그곳까지 도달하면 좋겠습니다.     


멀리 있어도, 함께 했던 그 순간의 내 눈빛과 따뜻한 입김과 작은 내 품을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그 이름, 쓰고 또 쓰고, 

지웁니다.


그립고, 또 그리운.. (사진출처@facebook)


이전 13화 추억을 ‘새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