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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Feb 26. 2019

주간 ㄱㄷㅎ 2-2

11.

요즘 나의 화두는 바로 '콘텐츠'다. 컨텐츠가 곧 돈이 되는 플랫폼(유튜브)이 등장하게 되며 아주 큰 영향을 주었다. 나도 늘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콘텐츠가 바로 돈으로 치환되는 것을 보고 있으니 그 욕심이 더욱 커진다. 


그렇다고 지금은 유튜브를 할 생각은 없다.(내 장점이 드러나기 힘든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도 아니다.) 나는 가능하면 글을 통해 내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도 무조건 한 권 이상의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근 후 의미없이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조금 더 알뜰하게 써야 할 것이다.(과연...)



네이버 애드포스트도 개편되면서 전보다 수익이 약간 늘어났다. 이것을 이용하면 유의미한 수익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도 조금 더 전념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2.

점심 시간에 은행 업무를 볼 일이 있어서 은행에 들렀다. 조금만 늦어도 엄청 기다려야해서 점심시간이 시작하자마자 밥을 먹지 않고 바로 은행에 갔다. 업무를 다 처리하고는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조금 남아 버거킹에 들러 햄버거를 사먹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어도 됐지만(버거킹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그냥 햄버거를 사먹고 들어왔다. 


햄버거를 먹으며 가끔은 점심 시간에 회사 사람들과 함께가 아닌, 혼자 점심을 먹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한 감정이다. 하지만 외로움이 필요할 때는 거의 없는 반면, 고독은 가끔은 필요할 때가 있다.



명절 이후 체중이 1키로정도 늘어서 며칠 간 식사를 좀 조절하며 먹고, 저녁에는 군것질을 하지 않으니 금세 체중이 줄기 시작한다.(500그램 정도 줄음) 일주일 정도 지속하면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3.

고등학교 시절 매일이 불안했던 이유는 일상을 성실히 보내지 않았기(공부) 때문이었다. 재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보낼 때면 막연한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6월 이후 매일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부터는 그 불안함이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요즘도 비슷하다. 별다른 일 없이 매일을 흘려 보낼 때면 막연한 죄의식이 느껴지곤 한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불안을 없애는 방법은 일상의 틈 사이 사이를 성실히 채우는 것 뿐이다.(그게 뭐든) 그것만으로도 죄책감은 덜어진다. 




14.

검정치마의 새 앨범이(3집 파트2) 화요일에 발매되어 바로 들어보았다. 음악은 좋았지만 가사적인 부분에서는 나도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실망했다. 굳이 10년된 '강아지'의 가사까지 꺼내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 또한 과거 많은 시간동안 차별적인 생각과 발언을 가지고 살아왔고, 지금도 종종 실수를 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자각과 개선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조휴일의 새 앨범 속 가사들과, 가사 논란을 대하는 조휴일의 태도를 보며 그는 여전히 10년전에 멈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다. 조휴일은 2019년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어보였고, 그것을 단순한 '아집'이 아닌 '예술'따위로 포장할 뿐이다.(진솔하지 못했다.) 그것을 느끼자 처음 조휴일에게 매력을 느꼈던 '조휴일스러움'이 더는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 앨범은 오래 듣게 될 것 같지는 않다. 




15.

금요일을 맞아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칼퇴를 했다. 지난 주에 설 연휴가 끼어 있어서 그런지 영업일이 5일인 이번 주는 유독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집에 가는 길에 어쩐지 큰 허기를 느껴서 KFC에 들러서 징거박스를 사먹었다. 햄버거 세트 + 치킨1조각 + 에그타르트 구성이라 평소에 먹으면 (내 기준으로) 과할 정도로 배부른 양인데, 어쩐지 먹고 났는데도 허기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편의점에 들러서 먹을 걸 더 살까 했으나, 이 배고픔이 가짜 배고픔처럼 느껴져서 그냥 팝콘만 한 봉지 사왔다. 

(명절 지나면서 살도 쪄서 자제 하는 의미로)


집에 와서 팝콘을 먹으면서도 주말에 무얼 먹을지 인터넷으로 이리 저리 찾아보는 나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허기의 정체가 새삼 궁금해졌다.




16.

여자친구와 주말이면 늘 종각과 종로에 가곤 한다. 종각쪽은 특히 빠삭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리 저리 걷다가 조금 낯선 길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한 카페를 발견해 들어갔는데, 그곳이 꽤 마음에 들었다.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마셨고, 여자친구가 선물해 준 발렌타인데이 초콜렛을 받았다.


저녁에는 김경수 지사 판결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참석하였는데, 집회를 주최한 사람들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이 있어보였다. 2016-2017년의 촛불집회에서 느꼈던 순수함을 기대하고 갔는데, 그것과는 다른 '의도'들이 보였다. 




날씨가 꽤 추웠고, 한시간 반쯤 자리를 지키다가 일어났다. 집에 와서까지 롱패딩이 닿지 않는 무릎 아래쪽이 얼얼하게 느껴졌다.








17.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어 오전에는 운동을 했고, 오후에는 피자를 시켜서 먹고는 낮잠을 잤다. 저녁때 즈음에는 하루를 너무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 같아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봤다. 




하지만 미사를 하는 내내 어쩐지 시큰둥한 마음이었다. 지난 주의 미사는 개인적으로 무척 충만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번 주는 지난주와 같은 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쩐지 의무감에 참석만 하고 돌아온 느낌) 물론 중요한 것은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일' 그 자체겠지만, 아무래도 내 마음이 조금 더 능동적인 편이 개인적으로도 더욱 행복한 것 아닐까. 




지난 주와 이번 주 모두 비슷한 주일 미사였음에도 마음가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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