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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가드너 Oct 24. 2021

튼튼한 마음 뿌리 만들기 - 폭식증 단어 없애기

폭식증을 느끼고 있다면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지울 때

폭식증을 겪는다면 그만큼 마음이 공허하다는 것

폭식증을 겪고 있다면 당장 그만두고 그간 공허했을 마음을 보듬어줘야 한다.

운동과 식단 관리는 무조건 몸을 아껴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갑자기 특정 음식이 당긴다. 배는 고픈 게 아닌데 뭔가 미친 듯이 갑자기 먹고 싶다. 생리 전 증후군도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평소 못 먹었던 단 음식들이 먹고 싶다. 초콜릿 케이크와 같은 특정 디저트, 엄청 매운 떡볶이 등이 먹고 싶어 진다. 집에 오는 길에 가득 품 안에 음식들을 안고 돌아왔다. 먹기 시작한 뒤 배부른데도 계속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원 없이 먹었는데, 이상하게 배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거북스럽다. 그리고 걱정되고 후회되기 시작한다. 대략 몇 칼로리를 먹은 거지 싶고, 이걸 빼려면 얼마나 운동해야 하고! 늘어난 위가 다시 돌아오려면 얼마나 시행착오가 있어야 하는데! 후회가 이어진다.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몸이 힘들 때까지 먹는 것이 폭식증이다. 폭식증은 거식증과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증상이다. 나도 이렇듯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폭식증을 겪다가, 가끔씩은 거북스러운 느낌에 게워내기도 한 적이 있었다. 8년 간의 운동 시간 동안 겪은 시행착오 중 하나였다. 음식을 불편함에 게워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 느낌이 꽤나 허무하다. 방금까지 내 소중한 품 안에 들고 왔던 맛있는 음식들이 이렇게나 거북스러운 칼로리 덩어리처럼 느껴지다니. 그뿐인가. 목도 상한다. 위액을 역류하면서 목을 상하게 만든다. 목이 계속해서 건조해진다. 몸을 스스로 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자책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음식에 대한 강한 충동으로 먹고 싶고, 다시 뱉고 싶은 이유는 음식이 강박과 스트레스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음식이 적당한 때에 적당히 먹는 것이 아닌 살이 찌지 않기 위해 절제해야 하는 대상이 되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던가 등의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먹지 못하는, 보상으로만 주어져야 하는 대상이 된다면 음식은 스트레스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다. 음식만 스트레스가 될 뿐인가, 그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먹어 치워 버린 나 스스로에게도 또 한 번 실망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음식은 스트레스의 대상이, 음식을 먹는 시간과 그 음식을 먹은 자신을 보며 스트레스를 쌓아갈 수 있다. 결국, 식욕도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다. 


폭식증은 음식과 심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견고하게 보여주는 증상이다. 조금까지 엄청 먹고 싶었던 음식이, 곧바로 폭식으로 배가 차는 순간 원망스러운 음식이 되어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몸에 대한 불안함이 쌓이는 순간, 음식을 먹는 것은 즐거움이 아닌 운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 거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폭식증의 가장 중요한 현상 중 하나는, 건강식을 폭식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평소에 먹고 싶지만 나쁘게 생각했던 음식들이, 즉 건강에는 좋지 않고 칼로리는 높은 음식들이 먹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폭식증은 음식에 대한 나의 스트레스가 반영되고, 폭식증에 당기는 음식들은 내가 어떤 음식들을 애정 하면서도 동시에 금지와 절제의 대상으로 스트레스받는지를 보여준다. 애정 하는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과 충동적으로 폭식하며 먹는 것은 전혀 다르다. 같은 떡볶이여도 내가 좋아해서 스스로 잘 챙겨 먹는 마음인 것과, 스트레스받는 마음으로 먹는 것에 따라 전혀 다른 대상이 되지 않을까. 같은 떡볶이를 먹는데 자꾸만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몸에게도, 나에게도 못할 가혹한 행동이다.


폭식증을 겪고 있다면, 내가 몸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폭식증은 음식에 대한 스트레스와 이어지고 있을 확률이 크고, 음식에 대한 스트레스는 평소 나 자신과 주변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불안함, 공허함 등 어떠한 심리적 허기짐을 가지고 있다면 심리적 허기짐은 폭식증과 연결될 확률이 크다.


폭식증을 겪고 있다면, 다이어트를 그만둬야 한다. 다이어트라는 정의 대신 '습관 선물'이라는 단어로 재정의해야 하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다이어트란 운동을 식단을 조절해 원하는 체형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 일단 다이어트에서 원하는 체형의 기준 자체가 획일화되어 있기 때문에 도달하기 힘들고, 성공과 실패의 잣대를 들이밀기가 너무 쉽다. 다이어트는 내가 기준을 직접 세우지 않는 한 사회적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은 기준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실패와 패배감을 너무 명확하게 느끼기가 쉽다.


그래서 실패감이 아닌, 성취감과 애정이 담긴 행위로 '습관 선물'을 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운동과 식단에 대한 강박 없이. 몸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몸의 항상성 기억하고 꾸준함으로 승부하기

특히 운동은 고의적으로 신체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말 그대로 몸을 혹사시키는 행동이다. 따라서 지금이야 여러 위협으로부터 의식주가 안전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기본적 위협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모드가 장착된 사람에게 고의적으로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행위와 에너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철저한 식단관리는, 몸에게 일종의 생존 위협과 동시에 에너지 비축을 위한 신호를 줄 뿐이다. 이렇게 몸에서 '생존 위기' 신호가 켜지면, 같은 음식이라도 적당한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이 아닌 에너지원으로 무조건 비축해야 해야 되는 대상으로 몸이 음식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게 된다. 실제로,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몸의 지방 축적을 가속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몸의 대사 작용을 논하지 않더라도 운동, 식단 등 몸 가꾸기는 몸을 긍정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고 그 내 몸을 평생 데리고 살 사람은 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운동, 식단은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적당한 휴식과 대체 가능한 식단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오랜 신체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되는 것 같다.


몸의 항상성을 항상 기억하고 꾸준함에 방점을 찍자. 몸은 극심한 변화가 아니라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고 이런 성향 때문에 살을 급속도로 빼는 게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번 천천히 그리고 건강하게 빠진 살은 급히 다시 찌지 않는다. 몸이 항상성 포인트라고 기억하는 셋 포인트(set point)가 정해져 있는 것을 인지하고, 살이 빠지지 않는 기간은 '이미 빠진 살을 새로운 내 모습의 셋 포인트로 몸이 다시 조정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기간에 꾸준히 운동을 해야 애써 살을 빼고 근육을 기른 셋 포인트가 무너지지 않는다.


이렇듯, 운동은 꾸준함에 방점을 찍고 그 꾸준함을 스스로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3일 운동을 했다면, 일주일에 5일 운동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아닌 3일이나 꾸준히 칭찬해준 것에 방점을 찍기. 그리고 그 3일이 꾸준히 이뤄지는 점과 5일로 더 습관화 자리 잡히는 점을 칭찬해주기.


나 같은 경우는 운동을 다시 습관으로 들이는 과정에서, 인스타그램 운동 계정을 만들어 매일 운동하는 것을 꾸준히 매일 업로드하고, 주변 헬스 관련 인스타그램을 유지하는 헬스타그램 계정을 연결해서 좋은 운동 관련 자극을 받으려고 했던 것이 꽤 도움이 됐다. 환경 자체를 운동 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들었던 것고, 멋진 헬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운동은 매일 어려운 일이구나 느끼며 더 힘낼 수도 있었다.



나만의 운동 원칙

RULE.

- 성취감과 자기 애정을 쌓아가는 것이 핵심. 모든 행위의 결과물에는 '성취감', '애정' 등 예쁜 단어들이 담긴 딱지들을 붙인다.


STEP. 성취감 쌓아가기

- 절대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지 않는다. 운동은 하면 좋은 것이지, 안 하면 나쁜 것이 아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동하기 싫으면 조금이라도 내게 좋은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 선에서 실천한다.

ex. 동하기 싫으면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계절을 느끼며 산책하기. 오랜만에 가을 하늘 예뻐서 산책하기. 바람이 시원하니 좋을 것 같아서 콧바람 쐴 겸 산책하기. 길고양이 보러 산책하기. 슈퍼 가면서 조금 더 30분 산책하기. 선곡한 노래 트랙을 모두 들으면 산책하기.


STEP BY STEP. 성취감 쌓아가기

- 같은 계획도 '보상'이라는 딱지를 붙여 계획한다.

ex. 그냥 헬스장을 등록하는 게 아니라 딱 홈트레이닝 2주만 매일 해보며 준비 기간 쌓기. 홈트레이닝 2달을 채우면 보상으로 헬스장을 등록하기. 헬스장 웨이트 기구를 꾸준히 하면 셀프 보상으로 운동복 사주기. 운동복 입고 웨이트 트레이닝 운동을 꾸준히 잘하면 운동화 사주기.(보상 심리로 인한 과소비 주의)


Caution. 매너리즘 주의하기

- 반복된 운동에서 오는 매너리즘, 또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도록 좋아진 컨디션에 대한 보상으로 새로운 운동법을 시도한다. 

ex. 폴댄스, 크로스핏, 서킷 운동, 클라이밍 등

- 매너리즘을 느끼면 운동일기를 쓴다.

기록의 장점은 내가 하는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살펴봐진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점을 해왔는지, 장점들은 더 많이 보게 되고, 개선할 점이 많이 보인다. 기록은 내가 무언가를 더 주체적으로 기록하면서 내 일상을 더욱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계획해서 이룬 운동법들은 형광펜을 칠하는 등 강조를 해주며 소소한 성취감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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