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Demonstration 또는 데모)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는 곳은 영화나 연극, 음악 분야라고 합니다. 배우의 연기력을 평가하기 위해 연기 시범을 보이게 하거나, 샘플로 녹음한 음악을 듣고 가창력이나 곡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데모 음반이 반드시 필요하죠. 스포츠 분야에서도 '시범' 경기가 있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선수들의 몸풀기 목적도 있지만 해당 시즌에서 어떤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미리 경기력을 파악해보고 본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미리 채우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배우든 가수든 운동선수든 미리 시범을 보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잠재적 가치를 상승시키며 진짜 무대에서 혹은 진짜 경기에서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시범을 성공적으로 잘 마친 이들은 관객 앞에 그리고 관중 앞에 설 수 있게 됩니다.
로봇도 시범이 필요합니다
로봇은 배우나 가수, 운동선수들처럼 그동안 실전에서 보여준 이력이 많지 않고 로봇을 활용해본 일반인들의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범이 필수입니다. 연구소나 특정 장소에서의 테스트는 오랫동안 진행해 왔지만 실제 일반인들이 다니고 살고 지내는 공간에서의 시범 운영은 아직까지 많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시범을 통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자제품이나 기성품이 아니기에 사용자가 쉽게 체험을 하고 구매를 하기에는 높은 장벽이 존재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로봇의 시범서비스는 필요합니다.
계획했다고 해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고 더군다나 아직 기술 개발이 현재 진행형이며 어떤 서비스 모델로 대중에게 나타나야 할지 여러 기업들이 고민을 하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로봇' 시범 서비스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모습을 만들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서비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안전 확보를 검증 하고, 사용자 만족을 극대화 하면서 불가능한 요인을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시범서비스를 수행합니다.
시범을 보인다는 건 어떤 로봇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사용자 관점에서 로봇을 어떻게 잘 적용시켜 필요한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로봇에 관심이 있어 한 번 써보고자 혹은 체험해보고자 하는 이들의 주된 목적은 사실 로봇의 효용성이나 실용성을 따지기 위함이 아닌 거의 홍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물론 기업에서의 홍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시범 서비스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선 보일 것이고, 성공적으로 시범 서비스가 끝나면 여러 사이트로 확산할 것이며, 이를 통해 많은 소비자와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미리 알리고 싶은 목적으로 홍보를 합니다. 동시에 회사의 비전과 사업 방향을 대내외적으로 알려 투자자에게는 기업가치를 경쟁사와 시장을 향해서는 기업의 차별화를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건물이나 사유지 내에 로봇을 들임으로써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들의 이목을 끌어 '네임 밸류'를 얻고자 합니다.
근래 모든 비즈니스 활동에서 빠지면 안 되는 (모범 답안처럼 나오는 키워드와 같은) 4차 산업, IoT , AI, 빅데이터 등과 같은 트렌드에 맞춰서 가고 있다는 이미지도 취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어느덧 식상해진 AI, 빅데이터, IoT 등에서 벗어나 로봇이나 메타버스 등 새롭게 등장하는 '신조어'를 통해 홍보를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벌써 로봇과 메타버스도 만능으로 쓰이는 걸 보면 금세 식상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홍보라는 게 한 철 꽃과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세간의 관심 밖에 나기 일쑤입니다. 진정으로 홍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로봇 서비스/ 로봇 산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NEXT', '다음'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물리적, 심리적 준비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깔면서 시작되었듯이 로봇 또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기 위해서는 로봇이 제대로 설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잘 짜인 각본대로 배우가 연기를 하고 감독이 연출을 하며 많은 스태프들이 완벽한 공연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고, 연극이 끝난 이후 그들의 연기와 콘텐츠와 감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창작이 이어져갑니다.
로봇서비스 또한 잠깐의 체험이나 경험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서비스가 되도록 다양한 사이트에서 여러 방법으로 시범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 삶 가까이 오게끔 현실적인 문제들을 찾아내어 해결책을 만들고 정책적으로도 꾸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연극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로봇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