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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Jun 07. 2023

작가란 누구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함께 하는 작가 자의식 생성기

"소설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내적인 충동. 장기간에 걸친 고독한 작업을 버텨내는 강인한 인내력. 이건 소설가라는 직업인의 자질이자 자격이라고 딱 잘라 말해버려도 무방할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28p)

"게다가 애초에 소설 같은 건 쓰지 않아도 (혹은 오히려 쓰지 않는 편이 인생은 얼마든지 총명하게, 유효하게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쓰고 싶다, 쓰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라는 사람이 소설을 씁니다. 그리고 또한 지속적으로 소설을 씁니다. 그런 사람을 나는 물론 한 사람의 작가로서 당연히 마음을 활짝 열고 환영합니다.


링에, 어서 오십시오."

(무리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29p)


하루키는 초반에 작가들이란 원래 이기적인 족속이라고 했다. 그의 부정적인 말들에 나는 살짝 거부감을 느꼈다. 그런 게 있었어서 하루키의 '링에, 어서 오십시오.' 라는 예상 못한 환대가 더 반갑다.


2. 작가란 누구인가?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다. 난 재능이 없는 것 같다. 여기서 재능이란 무엇일까?

'상을 다 휩쓸고 남들이 어엿하게 직장을 얻을 때 나도 같이 책을 내서 책이 엄청나게 잘 팔려서 남들과 엇비슷하게 살 수 있는 수준.'


빠지지 않는 건 '다른 사람들'이고 '세상의 인정'이며 '돈'이다.

이중에 하나라도 된 게 있나? 날 살펴보았을 때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고 싶어한다. 이것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괴로워 했으니 아주 확실하다. 그러니 작가는 어차피 못 하는데 작가가 하는 글을 쓰고 싶어서 고통스럽다. 


이때, 하루키는 내가 도출하지 못한 결론을 주었다. 

1. 애초에 난 소설을 안 써도 된다.

2. 소설가는 소설이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3. 그리고 그 소설을 쓸 수 있는 인내력만 있으면 된다.

그럼 자격이 생긴다.


작가란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걸 쓸 인내력이 있는 사람. 그럼 되었다.

결론적으로, 작가란 누구인가?


"그래도 쓰고 싶다, 쓰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라는 사람."

"또한 지속적으로 소설을 쓰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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