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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Woo Lee Mar 09. 2024

고독 그리고 밤

출판전야의 원형

몰입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장소, 출판전야. 기본적인 방향은 정했지만 아직 생각해야 할 게 많았다. 출판전야는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여야 할 것인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고독이었다. 글쓰기라는 여정은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다른 누군가가 손을 보탤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혼자여야 더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글의 마침표를 찍고 퇴고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어떤 단어, 문장이 좋을지 그동안 내린 수많은 선택을 거두어 들이는 시간. 어떤 것을 남기고 추가할지 최종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작가 본인의 몫이다.


이런 점 때문에 출판전야에는 혼자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온다면 자기 자신과 글쓰기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할 테니까.


고독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이었다. 출판전야라는 이름에는  ()자가 있다. 여기서 밤은 글을 마감하기 바로 직전의 시간을 비유한다. 사전적 의미의 밤을 그대로 하는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출판전야에서  시간대가 중요하지 않은  아니다. 글을 쓰다 보면  까지 시간가는  모르고 몰입할 때가 있다. 이럴  글이 연주하듯 써지는데  흐름이 끊기면  아쉽다.


출판전야에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밤 늦게까지 머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위해선 가게 문을 일찍 닫아서는 안 되었다.


혼자 찾아와 밤 늦게까지 글을 쓸 수 있는 곳. 출판전야는 숙소의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고객이 혼자 찾아오는 식이라면 한 사람의 객단가가 높아야 한다. 카페보다는 숙소 형태가 객단가가 높아 보였다. 카페와 달리 숙소는 머무는 시간만큼 돈을 내니까.


또 숙소라면 다음 날까지 이용할 수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글 쓰는 게 가능하고 늦은 시간이 되어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없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출판전야를 혼자 와서 글쓰는 숙소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어떤 작가들은 몰입해서 글을 쓰기 위해 호텔을 찾는다고 들었다. 그럴  출판전야가 가장 먼저 떠오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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