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삶은 사는 것이다

by 마음순례

삶의 정의와 의미를 묻지 말라

“삶은 의미는 묻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Joseph Campbell의 말이다. 나의 심리 클리닉에서 나는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을 만난다. 정확히 말하면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삶의 의미를 다시 찾으려고 나를 찾았다. 그들의 물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떻게 내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이다. 삶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릴 수 없는데 의미를 찾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삶에 의미를 정의하면 의미를 잃는다. 물고기가 물이 무엇이냐고 정의를 내리는 순간, 물고기는 물을 잃고 물을 찾으러 다닐 것이다. 물고기는 이미 물속에 존재하면서도 물을 정의하는 관념에 빠질 것이다. 연구실에서 머리를 싸매가며 “놀이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것보다,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어린이가 더 행복하다. 송사리를 연구하는 학자보다 무심히 물속에서 유영하는 송사리가 더 행복하다.


살아있음을 경험하라. 그러려면 두려워하지 말고 물속으로 들어가라. 물속으로 들어가면 내 몸이 위로 뜰까? 이런 질문은 물 밖에서나 하는 거다. 물을 신뢰하고 지금 당장 물속으로 들어가면 물도 그를 신뢰할 것이다. 그는 긴장할 필요가 없다. 물은 그의 몸을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뜨게 할 것이다. 그는 물의 부력과, 온도와 촉감을 온몸으로 느낄 것이다. 당신은 생생히 살아있을 것이다. 물속에 있으면서 물을 믿으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그에게 물의 정의와 의미 따위는 필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믿음과 삶 속에 첨벙 빠지는 평범한 용기이다.


내가 삶을 신뢰하면 삶도 나를 신뢰한다

낮은 물속만 탐하는 어부는 물고기 잡는 것이 목적이다. 그들에게 바다는 물고기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심해를 탐사하는 스킨스쿠버는 물고기를 잡지 않는다. 그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고기와 어울려 대화하는 법은 익힌다. 그들은 심해에서 물고기를 매개로 하는 “살아있는 자기”를 만난다. 그들은 바다와 하나 됨을 경험할 것이다. 경험자에 의하면 해저의 평화로움에 도취하는 것은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독성을 배제하고는 삶의 생생한 경험을 못 한다. 만일 스킨스쿠버가 조개 안에 있는 진주에 눈독이 들면, 그는 바다와 분리될 것이다. 삶도 소유에 집착하면 진정한 삶과 분리된다.


행복의 중독성은 늘 가까운 곳에 있다.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지 긴 호흡을 해라.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행복할 수 있다. 1997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체리향기》는 자살을 하려는 한 남자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바람 소리는 특히 인상적이다. 그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에?》도 바람은 주요 배경 소리로 등장한다. 히브리어에서 바람은 숨 또는 생기라는 뜻도 가졌다.


호흡을 고르게 하고 호흡에 집중해 봐라. 걱정과 염려는 긴 호흡 속에서 잘게 나뉘어 사라진다. 우리는 늘 호흡하고 늘 바람을 맞으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영성 수련은 긴 호흡을 반복하며, 호흡을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깊은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호흡은 사는 것이지 의미를 묻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누군가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있다고 하자. 대화가 즐겁고 행복하면 호흡이 고르다. 반면 그와 다투고 경계하고 긴장하고 있다면 호흡이 고르지 않다. 이럴 때는 의식적으로라도 긴 호흡을 반복하라. 상대와는 상관없이 내 마음은 평온해질 것이다. 마음이 평온하면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집중이 잘 된다. 제퍼슨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인 앤드류 뉴버그는 오랫동안 명상 생활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를 비교 촬영하였다. 그랬더니 명상 생활을 한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의 많은 부분이, 심지어 자율신경계까지 활성화된 것이 발견됐다. 그는 그곳을 신의 자리(God’s Spot)라고 했다.


생물학적 삶은 숨, 곧 바람이 있어서 산다. 우리는 호흡을 함으로 지금, 이 순간 여기서 생생히 살아있음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 그러나 호흡이 무엇인지는 묻지 말라. 그 순간 당신은 호흡을 하면서도 호흡을 찾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마음순례 박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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