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에 등장하는 ‘반성도 잘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잘한다는 작가의 친구
사사코씨에게 친근감이 생겨 안부를 묻고 싶어졌다.
“사사코씨 잘 지내고 계신가요?”
삼십대 전반에 걸쳐 가장 사이가 안 좋았던 상대가 떠오른다.
바로 ‘나’ 자신!
그래서 사사코씨에게 묘한 호감이 발동한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디스트와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조히스트가 한 몸에 공존이라도 하듯이 나 자신을 다그쳤던 시간들.
이상한 1인극에서 조금 멀어 질 수 있었던 것은 더 이상 그런 소모적인 에너지를 쏟을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데는 그 만한 여력이 필요하다.
남을 미워하는 것도 힘든데, 그 대상이 내가 되면 오죽 할까?
만약 누군가 자신안의 2인 1역을 도맡아 하는 상황극을 멈추지 않고
습관적인 분위기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평안한 마음을 얻고자하는 열망을 다해 그 매듭을 풀 수 있기를 바라본다.
다시 스스로를 몰아가는 일 없기를...
글·그림 반디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