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휴대폰, 이어폰, 러닝벨트
첫 달리기 이후, 강제 휴식하는 동안 달리기를 위한 이론적인 것들을 준비하고 싶었다.
몸은 비록 방구석에 있지만, 머리만은 달리기와 '접속'상태이기를 바랐다.
휴식기는 5일이 되고, 10일이 되고 20일이 되고 있었다.
'아, 그러지 말고 내년 1월 1일부터 다시 시작할까?'
'새해 첫날은 뭐든 시작하기 좋은 날이긴 하지'
'결심이 확고하지 않은 사람이 1/1일을 목표로 하지 않나'
'이리저리 미루는 거 보니 안 하겠다는 거 아님?'
평소 나 스스로에게 해오던 말이 있다.
'내가 마음을 안 먹어서 그렇지 한번 맘먹으면 못할 게 없어!!'
'이건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나 스스로 자존심이 상했다.
오래된 지론이 유난히 따끔거렸다.
도서관에서 달리기와 관련된 책을 두권 빌려왔다.
'남혁우' 의사의 책과 '레이첼 앤 컬런'이 쓴 에세이다.
달리기의 여러 가지 장점과 힘든 점, 주의할 정보들을 다양하게 얻는다.
각각의 저자가 달리는 이유를 읽다 보니 나도 어서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이 불끈 샘솟는다.
어떤 분야든 장비가 많을수록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 일명 장비빨.
운동도 장비빨이다. 러너들이 사용하는 좋은 아이템들을 쇼핑한다.
달리기는 누구나 가볍게 시도할 수 있다. 다른 운동에 비해 배움도 필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잘못된 방식으로 짧은 시간 욕심을 부리면 부상당하기 쉽고 지속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조심 또 조심해서 천천히 한 단계씩 내 페이스대로 달려야겠다.
안정화. 초보 러너들에게 적합한 입문용 운동화라고 한다. 부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거 같다.
평소 신던 운동화와 달리 에어가 빵빵하게 들어가 푹신푹신했다.
높이가 살짝 있어서 처음엔 불안했다. 걷기도 어색한데 이걸 신고 뛸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루 이틀 신고 다니면서 적응하는 기간을 거쳤다. 이젠 신고 뛸 정도로 익숙해졌다.
휴대폰을 들고뛰기 힘들 테니 수납공간이 필요하다.
한쪽 팔에 착용하는 '암밴드'와 허리에 차는 '러닝벨트'로 나뉜다. 여러 후기를 통해 러닝벨트로 결정한다.
휴대폰에는 '런데이' 어플을 미리 설치해 두고 앱을 두루 살펴본다.
크루? 이건 아직 쌩초보니 민폐일 거 같다. 또 나는 내향인 지수가 내향인들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그런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달린다? 어우~ 무슨 소리, 속 편하게 혼자 달려야지.
혼자 달릴 수 있는 것도 여러 개 있네, 요걸로 당첨.
이제 두툼하게 옷 챙겨 입고, 허리에 러닝벨트 차고 이어폰 꼽고 런데이 켜고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저런 장비들이 생기니 몸이 들썩거린다.
레깅스 입고 달릴 때까지는 얼마나 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