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공기청정기가 될 순 없지
<2025. 1월 18일, 토요일> (33일 차)
- 날씨 -2도
- 운동시간 40:00
- 운동거리 4.75km
- 소모칼로리 228kcal
- 뛴 장소 : 동네 주변 멀리
잠을 잘 못 자서 컨디션이 별로다. 오늘은 계속 뛰는 거 말고 런데이가 시키는 대로 해야겠다.
준비 걷기가 지나고 20분을 스트레이트로 보통속도로 달린다. 이후에 힘껏 달리는 걸 20초씩 3번 반복하란다.
20초인데도 힘껏 달리기가 쉽지 않다. 체력이 떨어질 때쯤이라 더 끌어올 힘이 별로 없다.
아침에 남편의 한마디에 상처를 받았는데, 뛰면서 계속 생각하니 '팩트니까 서운해할 필요 없다'
로 결론이 난다. MBTI 가 F 인 나와 T 인 남편의 언어는 다를 수 있다. 틀린 건 아니니까.
토닥토닥을 기대했는데, 이성적인 말로 뼈를 때리니 냉정하게 느껴져서 상처를 받았다.
내가 기대한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오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답은 없다.
위로나 공감은 여유가 있을 때 베풀 수 있는 것들이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2025. 1월 19일, 일요일> (34일 차)
- 날씨 2도
- 운동시간 45:00
- 운동거리 5.14km
- 소모칼로리 254kcal
- 뛴 장소 : 서호공원
어쩐 일로 남편이 운동에 동참한단다.
1개월 선배인 내가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겠다고 자처했는데, 한마디로 거절당했다.

천천히 속도 조절하며 같이 뛰어 주려고 했는데, 마실 물도 챙겨 왔는데 남편의 거부로 실패. ㅋㅋ
한 바퀴 빨리 뛰어서 따라잡고 싶었는데 반바퀴쯤 남았을 때 전화가 왔다.
한 바퀴 다 돌았으니 먼저 들어가겠다고 한다. 다시 혼자가 되어 뛰었다.
3.1절 마라톤대회에 신청했다. 5km 달리기로.
참가비가 있고, 오~ 기념품도 주네. 기념티셔츠를 준다고 한다.
두근두근. 30분 이내로 들어오면 좋겠다.
<2025. 1월 20일, 월요일> (35일 차)
- 날씨 0도
- 운동시간 42:35
- 운동거리 6.01km
- 소모칼로리 370kcal
- 뛴 장소 : 헬스장
오늘은 헬스장으로 뛰러 간다.
헬스장이 이제 이틀이면 만료라 운동화를 수거해야 한다.
야외가 아니라 '50분 달리기' 챌린지는 기록 카운트가 안되었다.
헬스장에서 욕심을 좀 부렸다. 평소에는 스피드를 6으로 놓고 뛰다가 8.5까지 올려봤다.
땀이 비 오듯 한다. 헬스장이라 야외보다는 속력을 더 냈는데도 코로 숨이 쉬어진다.
트레이드밀이 재미는 없지만 좀 쉽긴 하다. 남들은 얼마를 놓고 뛰나 궁금하다.
헬스장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 케틀벨과도 작별 인사를 한다. 빠이 케틀벨.
8+8킬로 10개, 16킬로짜리로 10개씩 들었다 놨다 하며 하루치 운동 마무리 한다.
<2025. 1월 21일, 화요일> (36일 차)
- 날씨 2도
- 운동시간 51:00
- 운동거리 4.17km
- 소모칼로리 170kcal
- 뛴 장소 : 수원일대
오늘은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라 내 기분도 매우 나쁘다. 달려야 하는데. 뭔 우여곡절이 이리 많은가.
퇴근길에 마음이 갈팡질팡이다. 초미세먼지 틈새를 인간 공기청정기가 되어 달려야 하나 싶어서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뿌옇다. 이게 다 미세먼지라니 소름 돋는다.
오늘 달리기는 아무래도 무리다. 걷기로라도 운동기록을 채우려고 보험 차원으로 '자유 걷기'를 켰다.
집 가는 버스가 안 온다. 26분을 기다리라는데, 한 정거장 걷기로 한다. 마스크는 당연히 썼다.
걸으려는 계획이었는데, 평평하고 뛰기 좋은 땅을 만나니 걷기가 아까웠다. 뛰다 걷다 한 정거장씩 통과.
가방은 무겁고 다리도 무겁다. 옷은 거추장스럽고 손은 시리다. 절반 이상은 뛰었던 거 같다.
오늘 달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 스스로 떳떳함.
집에 다다를 즈음엔 마스크와 등줄기로 땀이 한가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