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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서도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빚어내는 소음은 부엉이에게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 방금 비명처럼 쏟아진 브레이크 파열음도 그렇다. 마지막까지 달리고 싶었던 엔진과 마지막 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운전자의 마음. 충돌은 소란이 되고, 소란은 곧 불길한 냄새로 치환된다. 타이어의 고무 타는 냄새, 운전자의 비릿한 피 냄새.
그 위로 밤을 달리던 부엉이가 찾아온다.
“물건 회수했습니다. 사망 확인, 블랙박스 삭제했습니다. CCTV 정리 부탁드립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남자가 익숙한 동작으로 빠르게 사건 현장을 정리한다. 통화를 마친 남자가 뒤돌아서려던 그때,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은 검은 오토바이가 돌진해 온다.
퍽.
건 피 묻은 은색쇠파이프가 번뜩인다.
“물건 확보. 복귀한다.”
맴돌던 부엉이가 빠르게 현장을 벗어난다. 추궁할 수 없는 유일한 목격자. 밤이 되어서도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빚어내는 욕망은 부엉이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안녕하세요, 일상에서 찾은 소재로 소설과 동화를 쓰는 문수림입니다.
《500자 소설》은 월, 화, 수, 목, 금.
하루에 한 편씩 업로드 되는 손바닥소설입니다.
이야기들끼리 세계관을 공유할 때는 있겠지만
모든 이야기는 500자 안에서 끝이나며, 제가 이어서 더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나머지 상상의 재미는 모두 독자들의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