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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방

샨티와 야샤는 허리를 곧게 폈다. 샨티가 손에 쥐고 있던 삽을 던졌다. 발밑에는 몇 달 전에 은행을 털어 챙겼던 돈가방들이 있었다. 야샤도 삽질을 멈추고 옆에 섰다.     


“그거 알아? 한국에서는 죄인이 형량을 치르고 나오면 두부를 먹는데.”

“두부?”

“죄인에게 이젠 죄를 짓지 말라고 눈처럼 하얀 두부를 먹인다는 거야. 새사람으로 거듭나라고.”

“뭐, 잘 살아보라는 격려인가?”

“어제 뉴스에 나온 그 양반도 두부를 먹었겠지? 놀라지 마, 그 양반 자기 애비를 죽였데!”

“형편없는 아비였나 보네. 그래도 자기 애비를 죽이다니… 그런데 그런 사람도 두부를 먹어?”

“웃기지 않아?”     


샨티가 허리를 굽혀 돈가방을 꺼내 들었다.

퍽.     


야샤의 삽이 샨티의 뒷통수에 꽂혔다.     


“나도 두부 하나면 될까? 분명 신은 용서하지 않겠지. 그런데 너도 형편없는 형이었잖아. 신은 너도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괜찮아.”     


가방들을 꺼낸 자리에 샨티를 눕혔다. 딱 맞아 떨어졌다.






안녕하세요, 일상에서 찾은 소재로 소설과 동화를 쓰는 문수림입니다.


《500자 소설》은 월, 화, 수, 목, 금.

하루에 한 편씩 업로드 되는 손바닥소설입니다.

이야기들끼리 세계관을 공유할 때는 있겠지만


모든 이야기는 500자 안에서 끝이나며, 제가 이어서 더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나머지 상상의 재미는 모두 독자들의 영역입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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