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동굴

by 이상수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가는 순간이었을까?
바람이 불어 창문을 닫으러 가는 순간이었을까?
읽다 만 책이 생각나던 순간이었을까?

손가락이 보였다
껍질에 미세한 균열이 보였다
살짝 드니 가볍게 분리되었다

속을 바라보니 텅비어 있었다
손가락 동굴은 말라있었다.
이미 마른지 오래된 듯 표면이 하얗게 굳어있었다

뼈도 없고 피도 없고
빛나던 이야기는 어디로 간걸까
텅 빈 손가락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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