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표범의 눈
인도 콜카타에서 유심을 사러 간 곳에서 만난, 캐나다에서 오신 아저씨는 내게 이 책(The art of patience)을 아냐고 물었다. 이 이야기를 담은 The velvet queen(2021)이라는 제목의 다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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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원에서 서식하는 멸종동물인 '눈표범'을 담기 위해 극한의 추위 속에 잠복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이야기다.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며칠 째 기운이 없었고 나도 나름 극한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하려다가.. 보여주시는 사진 한 장(아래)에 눈이 번쩍 뜨였다.
표범을 이야기하시더니 왜 '새 사진'을 보여주는가 싶었다.
사진에 표범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찾고 또 찾던. 그는 이 사진을 인화해서 볼 때까지 표범을 담았다는 것을 몰랐다. 사진은 그와 동행한 사진작가 뱅상 뮈니에가 찍은 것이다. 작가는 새를 관찰하고 눈표범은 그 관찰자 너머에서 그를 지켜본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다.
만약 작가가 눈표범이 사진에 있다는 걸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면 눈표범은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떤 것을 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존재가 우리 삶에 들어오고 의미가 된다.
눈표범을 찾기 위해 고원에서 견디는 그 모든 시간이 어쩌면 전부다. 눈표범을 탐구하는 것, 자신을 탐구하는 것 그리 다르지 않다. 눈표범을 발견하든 하지 않든 그건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가 말하는 인내와 침묵은 단순한 기다림을 넘어서 자연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마음을 열어놓는 것이 아닐까. 인도의 이야기가 빠질 뻔하다가 내 안에서 존재했던 표범처럼 드러났다. 감사의 전율이 흐른다. 그래서 오늘의 눈은 눈표범이다.
주목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 그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긴다. 그 시간이 권해준 책을 지금 읽는다.
오늘 무엇을 보셨나요? 같은 풍경에서 무얼 또 볼 수 있나요?
https://youtu.be/kGVhwgHIy74?si=iXxmMoDE6MweAiep
+콜카타에서 유심 사실 분, 여기로 가보세요. ㅎㅎ
https://maps.app.goo.gl/mRaXWw6k5WL9Ko3e9?g_st=com.google.maps.preview.co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