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숨은 명소
을지로가 힙지로로 한창 상행가를 달리던 시기.
힙지로를 대체할 만한 곳을
런던 한복판에서 찾아 헤매며
이름에 꽂혀 들어가게 된 곳
레트로 펍
이름에 레트로가 들어가 있다니
들어가기 전부터
벌써 힙해지는 느낌
금요일 저녁 프라임 시간대의 펍은
사람들로 꽉 차서 앉을자리가 없어야 정상인데
어째서인지 약간은 한산했던 곳
사람 없고 조용하면 더 좋지라고 생각해
호기롭게 입장해서 맥주까지 시켰더랬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준 술 덕분에
화장실 신호가 생각보다 빨리 왔고
그렇게 문 앞에서 발견한 팜플렛.
그곳엔 여장을 한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반쯤 속살을 보인채로 부둥켜 앉으며
유혹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 하!
순간이었지만 알 수 있었다.
이 곳은 게이들에게 힙한 곳이구나라고.
70, 80년대에 활동했던 가수들의 사진이
벽에 느낌 있게 인테리어 되어있는 이 곳은
게이 바 중 하나로 런던에 숨은 명소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