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미 Apr 05. 2021

고막남자 친구,트로이 시반

안녕, 널 만나러갈 거야

런던에서 열린 트로이 시반 콘서트


트로이 시반을 알게 된 건 

영화 <안녕, 시몬> 덕분이었다.


OST에 수록된 Strawberries & Cigarettes 곡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홀려

미친 듯이 너의 다른 곡들도 찾아봤었더랬다.


길고 긴 밤, 달콤한 꿈만 같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속삭이던 너를 만나기 위해


원래 티켓 가격의 3배에 달하는

100파운드라는 거금을 들여

온라인 수소문 끝에

마침내 너에게 도달할 

통로를 찾을 수 있었다.


“What the fuck, Troye?” 

공연장을 한 바퀴 돌고도 끝이 안 보이는

입장 줄을 서기 위해 

바삐 걸음을 움직이고 있던 내게

꽂혔던 말.


걸어도 걸어도

끝날 것 같지 않던 줄을 보며 

너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보고 놀랐던 소녀가 내뱉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귀에서 들리는 듯하다.


오돌오돌 한 시간 가량을 밖에서 기다리다 

콘서트장에 겨우 입장했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추운 날씨에 

오래 기다려야 했던 시간이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에너지 줄기와 

관객석의 사람들과 함께 즐기던 그날의 열기 덕에

내 마음속에 남아있던 얼음은 금세 녹아버렸다.


모든 게 한데 어우러져 이후 내 인생에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던

그 날을 

나는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전 19화 레트로 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