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향 Jun 22. 2023

[6] 내친김에, 국경부터 국경까지?..

San Diego ride 서포터스 기행기(1)

기온은 따스해졌지만 아직 여름이 미처 도착하지 않은 요즘 캘리의 날씨는 라이드에 최적이다. 하루 종일을 달려도  햇빛이 거의 나오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심장이 터질 듯 숨 가쁘게 페달을 밟아 도착한 고갯마루에서 맞이하는 가슴이 서늘해지는 바람.  경험해보지 않은 이는 알지 못하는 라이더들에게만 주어지는 보석 같은 보상이다.  흐흐흐... 페달을 밟지도 못하는 주제에 입으로만 간접 또는 가상 라이딩을 하는 서포터스의 궁색한 표현이다.

이번엔 역할을 좀 해내기는 하였다.

멤버들이 몇 번의 라이딩을 완료한 Seal Beach로부터 동물원, 식물원, 해양공원들을 줄줄이 위치한 San Diego로의 라이딩이 기획되었다. 그 라우트에 대한 공부나 정보수집은 군수 지원 사령관이자 서포터스인 내 몫. 캘리의 낭만이 옹골차게 몰려있는 해안선 도로 Pacific Highway, 1번 도로를 따라 San Diego Sea World까지  100마일 거리를 달리는 계획이 수립되었다.

Seal beach - Sea World, San Diego까지 바이크  루트

토요일 오전 5시 30분,  출발지점에서 10여분 거리에 사는 우리 집에 멤버들이 도착했다. 캠퍼밴에 J를 포함해 멤버 세명을 싣고 출발지를 향해 출발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Seal Beach의 널따란 주차장에 도착해 자전거를 꺼내 조립하고 신발을 신고 음료수를 챙겨 십여분 만에 쌩하니 출발들을 했다.


출발을 위해 준비 중인 멤버들, 고희를 바라보는 노익장 멤버님..

휑한 주차장에서 멀어져 가는 멤버들의 뒷모습을 보며 안전히 오늘 하루 라이드가 되길 기원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고 과일과 음료수를 챙겨 가까운 한국 마켓에 들러 김밥 몇 줄을 챙겨 내가 출발한 시각은 8시 30분경. 


2시간 늦게 출발했으니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 미리 가서 접선지를 살펴보고 혹시 길을 잃을지 모르니 필요하다면 문자라도 보내놓아야 맘이 놓일 터. 웬걸... 차가 막힌다. 거북이걸음으로 가면서 J의 위치를 확인해 보니 내가 달리는 주요 도로 5번 프리웨이에서 1마일 떨어진 Pacific Highway(이하 PCH)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PCH와 달리  San Diego를 가기 위해 대부분은 주요 도로인 5번 프리웨이를 이용하면 멕시코 국경까지 1시간 3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자전거로는 쉬지 않고 달리면 8-9시간이라고 하지만, 구간 구간마다 크고 작은 도시들이 있고 관광객들과 로컬 서퍼들이 넘쳐나는 바닷가가 대부분인 기간이라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J와 멤버들이 Laguna Beach구간을 지나고 San Clemente에 다다를 무렵, 나는 San Onofre beach를 지나 Camp Pendleton rest area에 도착했다.

길게 누운 노송과 내다 뵈는 바닷가 경치가 일품인 rest area

San Onofre beach campground가 가까이 내려다보이고, 무엇인가를(ㅎㅎ)  떠올리게 하는 재미있는 지붕 모양의 원자력 발전소도 멀리 보인다. San Diego를 오가는 차량들이 거의 대부분 쉬어가는 곳이지만 화장실이 없는 장소라 인적이 많지는 않은 곳이다. 


San Onofre 원자력 발전소(구글 이미지)

드문 드문 라이더들이 Onofre beach로부터 Camp Pendleton까지의 지루한 길을 지나가거나 차량들이 들고나갈 뿐 사위는 조용하다. 한적한 장소에 차량을 세우고 물을 끓여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함께할 준비를 해 놓는다. 

트레일이 굳게 닫힌 게이트로 막혀있다. 

Rest Area로 오르는 내리막길로 통하는 게이트가 닫힌 줄은 도착해서 한참이나 지난 후에 발견하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길을 확인하러 갔는데, 자물쇠로 꽁꽁 묶여있다. 닫힌 게이트 너머로 담튀해서 가볼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 지도를 다시 확인해 보니, Camp Pendleton으로 가는 길목에서 위로 올라오는 길이 있기는 하니 멤버들에게 지나치지 말라고 문자를 넣어야 할 것 같다.


굴다리 밑을 지나  프리웨이를 지나지 말고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오면 닫힌 게이트가 있다고 문자를 넣어놓았지만 맘이 놓이지 않아 근처에서 서성이면서 멤버들을 기다렸다. 

십여분 지나 J의 빨간 헬멧이 다가온다.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같이 발을 깡충거리며 손을 흔들어 대며까지  격한 반가움을 표하고 말았다, ㅎㅎ.


멤버들이 한 사람씩 고개를 올라온 후, 있는 힘을 다해 자전거를 담 위로 끌어올려 넘기고 폴짝폴짝 한 사람씩 게이트를 넘어 휴게소로 들어왔다. 게눈 감추듯 라면 한 컵 씩과 김밥을 먹으며 지나온 루트 얘기를 나누느라 캠퍼밴은 열기로 가득해졌다.

담 튀기 중인 멤버님들..ㅎㅎㅎ

든든한 점심을 먹고 과일 한입씩 베어 문후, 오후 라이드를 위해  Camp Pendleton구간은 차량으로 지나가야 한다. 2018년까지 개방되어 있던 미군부대 내의 자전거 도로를 무슨 이유에선지 막아 놓았고, 그 이후 San Diego까지 라이드 하는 방법은 위험 천만한 프리웨이 구간을 7마일 달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Road bike 라이딩에 익숙하지 않은 마운틴 바이커족들인 우리네 멤버들을 위해 서포터스가 안전하게 7마일을 내달려 Oeanside  안전한 바이크 레인 구역에 내려주었다.


오후지만 햇빛이 내리쬐지 않는 라이딩이 계속될 것이다.

아직 50여 마일 더 남은 나머지 구간을 응원하며....짝짝짝 !!        ___  2편에 계속 ^^




이전 06화 [5] 뭐든,  나는.. 앞으로 밀고 나가는 게 좋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