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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스트 커리어 코치 Oct 20. 2022

2022년 봄 그리고 여름


어젯밤 9시부터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 맥주 두 병을 마셨다. 10시 반쯤 잠드는 나는 맥주 한 병을 마신 순간부터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맥주 1병에(!!!) 취기까지 돌았다. 맥주 3병을 마시면 우산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맥주 3병을 시켰고, 한 병을 더 마셨다.


11시쯤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 바로 잠들고, 아침에 눈을 떴다. 숙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눈을 뜨자마자 ‘술을 괜히 마셨다’ 싶었다.

‘맥주 고래’였던 나는 사람과 술자리를 좋아했다. 예전에는 친구와 둘이 맥주 5천 CC도 거뜬히 마셨다. 술이 술을 마실 정도까지 마시고 가는 길마다 먹은 것들을 토한 적도 많았다. 어떤 때는 알싸하게 취한 상태가 좋아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취해서 정신이 맑게 깨어 있지 않은 상태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맥주 한 병을 마시고 다음 날 종일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한동안 집에서 짝꿍과 술을 한잔 하고 싶을 때는 무알콜 맥주나 전주 모주를 즐겨 마셨다. 무알콜 맥주나 전주 모주의 알코올 함량은 1% 미만이다. 하지만 그것도 많이 마시면 약간 취기가 올라올 때도 있다. 마치 콜라를 마시고 취했다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동아리 선배를 만나기로 했다. 만나기 전부터 ‘술을 얼마나 마셔야 하나’ 고민에 휩싸였다. 얼마 전부터 두 가지를 끊기로 마음먹었다. 드라마와 술. 그런데 둘 다 못 끊고 있다. '이제는 진짜 술을 끊어야지'하고 생각하던 차에 생긴 술자리였다. 와인 한 잔하자는 선배의 말에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부담감이 커졌다.


‘또 술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데… 그럼 너무나 괴로운데…’


마침내 약속 당일. 약속 장소로 가기 전, 짝꿍에게 톡을 보냈다.


“오늘 와인 마시기로 했는데. 마실지 말지 고민이야. “

“2잔만 마셔요 그럼.”

“네. 알았어요.”

“ㅎㅎㅎ 3잔?”

“ㅋㅋ 3잔 오케이!”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새 술이 술을, 그리고 술이 나를 마시는 상황이 온다. 알코올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지는 그런 상황을 막아보겠다 큰(?) 결심을 하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수다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와인 2잔 마시기에 성공했다. 취하지도, 정신이 혼미해지지도 않았다. 다음 날 아침도 멀쩡했다. 이제는 정말, 술을 끊을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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