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와 Dec 15. 2021

시에스타(낮잠), 건강해지는 습관

4장 유인원, 공룡, 뇌의 반쪽씩 잠자기

4장 유인원, 공룡, 뇌의 반쪽씩 잠자기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책 속 내용

모든 선진국에서 성인들은 대부분 현재 단상(monophasic) 패턴으로 잠을 잔다. 즉 우리는 밤에 한 차례 길게 잠에 빠지려 시도한다. ~중략~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생활 방식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케냐 북부의 가브라족이나 칼라하리 사막의 산족 같은 수렵 채집 부족들은 이상(biphasic)패턴으로 잔다. 이 두 집단은 비슷하게 밤에 더 오래 자고 (일고여덟 시간을 누워 있으면서 약 일곱 시간 동안 잔다), 오후에 30~60분 동안 낮잠을 잔다. ~중략~
문화나 지리적 위치에 상관없이, 모든 인류는 유전적으로 이른 오후에 각성도가 급감하도록 되어 있다. 점심을 먹은 뒤 회의실을 둘러보면 그렇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중략~ 당신이 직장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그리고 듣는 이들의 의식 상태를 위해서- 가능한 한, 이른 오후 시간은 피하도록. ~중략~
2000년대에 들어설 무렵, 그리스에서는 시에스타 풍습을 버리라는 압력이 강해지고 있었다. ~중략~으레 즐기던 낮잠을 포기한 이들은 계속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습관을 유지한 이들에 비해, 6년 사이에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37퍼센트가 증가했다. 이 효과는 직장인들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낮잠을 끊은 뒤로 사망 위험이 무려 6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입사한지 2년이 안된 주니어 때의 일이다. 고객사 건물 지하에 구내 식당이 있어 점심만 빨리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약 40분의 개인 시간이 생겼다. 이 시간에 산책도 하고 좋아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그린티프라푸치노를 먹으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눌 수도 있었으나, 5일 중 4일은 사무실로 바로 가 자료를 분석하고 문서 작업을 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팀장님 포함 5명의 팀원들이 모두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날 4시간만 잤던 그 날, 점심을 안 먹고 그냥 잠을 잘지 고민한 그 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다 파트너(임원)에게 걸렸다. 다른 팀원들은 모두 앉아서 일을 하고 있었고 혼자 단잠을 자다 걸렸다. 파트너는 팀에게 이렇게 피드백을 했다.


‘어떻게 고객사 사무실에서 PM 눈치도 보지 않고 엎드려 잘 수 있지?’

‘김 PM, 러닝앤그로스는 평소에도 이렇게 잠을 자나?’


실은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였다. 당시 파트너께서 정말 이렇게 생각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다른 팀원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사실은 팀원들 중 그곳에서 엎드려 자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 자다 걸린 것이 부끄러웠나 보다. 

잠깐, 걸렸다고? 잘못한 것이 없는데 걸렸다고? 그래서 지금은 졸리면 떳떳하게 낮잠을 잔다.

 

- 끝 – 


<잠의 또 다른 유용함>

https://brunch.co.kr/@seigniter/346




이전 04화 도대체 잠이 뭐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