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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Dec 07. 2021

나른한 오후를 깨우는 착한 커피...의 배신ㅠㅠ

2장 카페인, 시차증, 멜라토닌

2장 카페인, 시차증, 멜라토닌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책 속 내용

한 마디로 이렇다. 카페인은 잠을 유도할 아데노신이 고농도로 쌓이고 있어도, 정신이 또렷하고 깨어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핏속의 카페인 농도는 입을 통해 들어온 지 30분쯤에 최고조에 달한다. 하지만 문제는 카페인이 몸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약리학에서는 약물의 효과를 이야기할 때<반감기 half-life>라는 용어를 쓴다. 몸에 들어온 약물의 50퍼센트가 제거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카페인은 반감기가 평균 다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이다. 오후 약 7시 30분에 저녁 식사를 한 뒤 커피 한잔을 마신다고 하자. 이 말은 오전 1시 30분에도 섭취한 카페인의 50%가 여전히 뇌 조직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활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프로젝트를 하느라 잘 시간이 정말 부족한 때가 있었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매일같이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에 잠들고 아침 7시에 일어나던 때였다. 이런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젊을 때여서’와 ‘커피의 도움으로’, 이렇게 2개로 생각을 했는데 반만 맞은 것 같다. 즉 ‘젊음’은 틀렸고 ‘커피’는 맞았다. 


당시 난 3샷의 커피를 최소 5번 이상 마셨다. 일단 출근 후 모닝 커피, 아침 10시에 회의 커피, 점심 후 커피, 오후 3시에 심심 커피, 저녁 후 커피 이렇게 5회가 Ritual 이었다. 그 뒤 밤 9시, 심지어 새벽 12시 이후에도 ‘난 커피 마셔도 잠이 잘 오던데?’라고 생각하며 즐겼다. 하루에 4시간-5시간만 자던 시기이니 당연히 잠이 잘 올 수 밖에 없는데, 그걸 몰랐다. 


이미 난 커피 중독이어서 모닝 커피는 끊기가 어렵고, 웬만하면 낮 3시 이후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 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와’라고 했던 것이 ‘카페인 반감기가 약 6시간이어서 3시에 마시는 커피가 9시에도 50% 남아있고, 밤 12시에도 25%는 남아있어’라고 유식하게 바뀌었다. 


향후 난 커피 외 초콜릿 같은 간식도 오후엔 안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멍청해질 때가 분명 있는데, 그건 초콜릿이나 콜라를 먹으면서 카페인이 없다고 생각할 때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처럼 ‘맛있게 먹으면 0카페인’이라며 스스로 세뇌시킨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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