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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Dec 30. 2021

누구나 한 번쯤 암에 걸리지 않나요?

8장 암 심장마비 수명단축

암 발병 초기엔 새끼 손톱보다 작은 돌기였기 때문에 병에 걸린 줄 몰랐다. 돌기가 피부에 살짝 올라와 있어서 피부과에 갔더니 의사가 ‘켈로이드’라고 했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성분인 트리암시놀론 주사를 맞으면 나을 거라고 했다. 그 뒤 3번에서 4번 정도 병원에 가 주사를 맞았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피부과 의사가 한 2개월에서 3개월은 꾸준히 맞아야 효과를 본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병원에 더 다녔다. 여전히 차도가 없었고 오히려 돌기가 조금 더 커졌었다. 그래서 병원을 바꿨다. 바꾼 병원에선 추가 문진, 그리고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진단명은 켈로이드로 같았다. 그래서 또 주사를 맞았다. 계속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병원을 2번 더 바꿨다. 모두 같은 말이었다. 꾸준히 주사를 맞으면 낫는다는 것이었다. 하...1


이렇게 약 1년간 병을 키우다가 나를 아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큰 병원에 가 조직검사를 받아봤다. 병명은 ‘OOO OO OO 육종’. 그 어렵다는 산정특례를 받는 암이었다. 담당 교수님은

“크기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육종이란 놈이 좀 고약한 놈이기 때문에 빨리 정확하게 검사하는 것이 좋아요” 라고 했다. 하...2


그래서 몸 속 다른 곳에 전이되진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MRI를 찍었는데 다행이 그렇진 않았고 피부와 근막 정도까지만 육종이 퍼져 있었다. 며칠 후 수술 마무리. 

이후 조언을 해준 의사 선배가 말하길,

“야, 내가 궁서체로 말하는건데, 병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오는거야, 내가 보기에 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면역력이 약해진 것 같아. 그러니 일을 좀 줄여”

여기엔 일을 많이 하면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가정이 있다. 선배가 보기에 내가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어쨌든 난 조언을 귀담아 듣고 의식적으로 일을 줄였다. 일을 늘리긴 어렵지만 줄이는 건 상대적으로 쉬웠다. 수입은 줄지만 의뢰오는 것을 그냥 거절하고 안 하면 된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일이 늘었다. 결국 일의 총량은 항상 유지되는 것을 깨달았다. 하…3


수술 후 1년 뒤 MRI를 통한 재발 검사와 2년 뒤 추가 검사를 받았는데 재발은 없었고 병원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더 이상 올 필요가 없이 완치되었다고 했다. 어라? 일이 줄지 않았는데 암이 재발되지 않았네? 뭐지? 스트레스 받는 양도 비슷했던 것 같은데, 괜찮다고 하네? 뭐지?


생각해보니 일은 안 줄었지만, 수면량은 늘었다. 그리고 조금 더 규칙적으로 잠 들고 깨려고 노력했다. 물론 잠을 계속 조금밖에 못 잤어도 암이 재발되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매일같이 직접 느끼는 중이다. 난 원래 유전적으로 아침형 또는 새벽형 인간이 아니니 앞으로도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하려고 하진 말자.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책 속 내용

예전에 나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잠은 식단 및 운동과 함께 건강의 3대 기둥이다.> 지금은 어조를 좀 바꾸었다. 잠은 기둥 이상의 것이다. 다른 두 건강 기둥을 받치는 토대라고 말이다. 곧 설명하겠지만, 잠이라는 토대를 빼내거나 아주 조금 약하게 만들면, 식사와 운동에 아무리 신경을 쓴다고 해도, 그 효과는 떨어진다.
~중략~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유형의 악성 종양이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거의 2만 5,000명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수면 시간이 여섯 시간 이내인 사람이 일곱 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암이 생길 위험이 40퍼센트나 높다고 나왔다. 11년 동안 7만 5,000명이 넘는 여성들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관계가 드러났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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