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함께 차를 타고 갈 때면 우린
에어컨이나 히터를 트는 경우가 거의 없다.
추위를 잘 타고 히터의 건조함을 싫어하는
나를 배려해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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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다른 온도의 상대를 배려한다는 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내게 익숙한 온도를 잃더라도 괜찮다는
일종의 다짐이 필요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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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자신을 가장 나답게 하는 것이 뭔지 물은
내 질문에 너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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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
'타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너의 대답에 적잖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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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배려하는 것이 익숙한 나이지만
내 손과 다른 온도의 손을 잡으면
내게 익숙한 온도를 잃는 것처럼
타인을 위하기만 하다가는
나를 잃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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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대답에 비추어 보니
나의 차가움과 너의 따뜻함이 만나
두 손의 온도 차이는 좁혀지고
가장 우리 다운 온도를 찾을 수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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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잡은 두 손처럼
오늘도 우리는 서로를 배려한다.
그것이 나도 너도, 충분히 우리다워지는 방식이다.
나의 온도, 너의 온도가 아닌 우리의 온도도
나다운 온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