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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붓언니 Aug 19. 2018

상상하지 말 것, 드라마쓰지 말 것.

영화끝났으면, 극장에서 빠져나오면 된다 들었습니다

택시? 바이크?


발리 우붓이라는 동네의 길가에는 택시 바이크 기사님들이 가득 서있고, "택시? 바이크?" 를 자꾸 물어본다.


"NO~"라는 단어가 주는 그 느낌이 싫어서, "잘란잘란~ (=걷는 중이야~)" 이라고 대답하고 지나가곤 했는데...

(잘란은 '길' 이라는 뜻으로, 지도에 'Jl.hanoman' 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hanoman street' 라는 뜻이라고 한다)

길가에는 항상 바이크가 빼곡


저녁 요가수련을 마치고, 시원한 탄산음료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저녁,

길가의 기사님이 택시 푯말을 들고 또 말을 걸려하자 "잘란잘란~" 이라 대답했다.


요가 좋아해?


요가를 좋아하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요가의 다양한 스타일, 요가에서 에너지의 통로라고 말하는 '차크라', 그리고 '호흡' 에 대한 이야기까지. 기사님은 내가 매일 요가매트 들고 비슷한 시간에 왔다갔다하길래 이야기를 걸었다는 것이다.



아... 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답했지?

겨울에 눈내리는 소리같은 깨달음이지만, 살면서 이런 순간은 참 많았겠지. 싶었다.

그때 그 탄산



직장인으로 하루하루 좀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유일한 취미인 요가, 그러다보니 틈 나는대로 워크샵 또는 티트레이닝에 참여하곤 한다. 그 중 가장 첫번째 티처 트레이닝이었던 포레스트 요가 트레이닝 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영화 끝났으면 극장에서 빠져 나오면 되는거야. 남아서 드라마 쓰지 말고.



'이럴거야, 저럴거야, 또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말했겠지?'

상대방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상상하지 않으려는 노력, 나 또한 상대방에게 좀 더 클리어하게 말하려는 노력. 살아가며 관계에 지치는 순간, 이 노력이 흔들렸던 것 같다. 그만큼 진실은 왜곡되고, 관계는 건강함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대책없이 퇴사하고 떠났던 우붓.

놓치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배우고 깨닫도록, 잠시 멈춰 떠나보라고, 번아웃이라는 고마운 친구가 나에게 와준 것 아니었을까?


영화가 끝났다면, 그저 극장에서 빠져나오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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