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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그때피어] 기다림의 선물 벚꽃.

시간의철학자벚꽃색

by 컬러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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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심하다는 일기예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꽃이 핀다는 일기예보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산불로 인해 축제들이 취소되고요,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다 보면,
문득 피어 있는 벚꽃 한 송이가 말을 건넵니다.


"지금이야. 너는 지금 빛나야 해."

벚꽃은 봄의 전령이자,
시간의 철학자입니다.


너무 일찍 피어도, 너무 늦게 피어도 안 되는
딱 ‘그때’ 피어야만 제 색을 다할 수 있는 꽃.


벚나무는 겨울 내내 침묵합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굳은 가지 사이에 새순 하나, 꽃눈 하나 품고
차디찬 시간을 견딥니다.


매년 개화시기가 다르지만 예년과 비슷해 보입니다.


3월이 되면, 그 안에서
가느다란 연둣빛의 생명이 고개를 듭니다.
잎보다 먼저 피는 꽃은,
마치 순수한 마음이 먼저 세상에 닿으려는 듯
가볍게, 조용히 연분홍을 띄웁니다.


벚꽃이 만개하는 순간은 길어야 3~5일.
가장 화사한 색은
가장 짧은 시간만 머뭅니다.

사람들은 그 찰나를 보기 위해
꽃길을 걷고,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지만
벚꽃은 어떤 말도 없이 바람에 흩날립니다.

그 흩날림마저 아름답게 만드는 건,
자신의 시간이 짧다는 걸 아는 존재만이 지닌 품위.


벚꽃 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그 나무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푸른 잎을 피웁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제 끝났네.”


하지만, 진짜 벚꽃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기억은 사람들의 눈 안에,
카메라 속에,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어쩌면 다음 해 봄보다 더 오래 피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벚꽃은 묻습니다.
“너는 지금 가장 아름다울 때, 무엇을 남기고 있느냐”라고.

그 답을 찾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벚꽃이 주는 가장 깊은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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